매케인, 공화후보 사실상 확정(2008.2.16.)
매케인, 공화후보 사실상 확정(2008.2.16.)
롬니 지지선언에 대의원 과반수 확보 눈앞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사실상 후보로 확정됐다.
매케인은 14일 당초 경선에 나섰다가 지난주 사퇴했던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주지사에게서 지지 선언을 얻어냄으로써 당내 주요 후보의 지지를 모두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가 아직 경선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이에 따라 매케인은 텍사스와 오하이오 등 4개 주에서 예선이 열리는 오는 3월 4일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과반수인 1191명을 얻어내면서 11월 본선을 위한 선거 체제로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슈퍼 화요일에서 압승을 거둔 뒤 매케인은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프레드 톰슨 전 상원의원 등의 지지 선언을 이미 얻어냈다.
조지 부시 대통령도 매케인이 후보로 확정되면 돕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매케인은 자신의 별명(컴백 키드)처럼 난관을 딛고 화려하게 부활한 오뚝이 같은 인물이다. 8년 전 당내 경선에서 부시 대통령에게 패배한 뒤 그에게 대선 재도전 기회가 올 것으로 기대하는 이들은 드물었다.
그가 대통령에 당선돼 내년 초 취임하게 된다면 71세로 역대 최고령을 기록하게 되기 때문이다.
공화당 안에서 그는 소신과 원칙을 내세우며 이단아처럼 행동해 `매버릭(무소속)`으로 불리며 보수파에게서 배척을 당해 왔다. 당내 후보로 결정을 목전에 두고 있지만 아직도 기독교 복음주의 세력 등 보수파의 신임을 이끌어내지는 못한 상태다.
다만 `강한 미국`을 내세우며 이라크 전쟁 등 테러의 위협에서 미국을 지켜야 한다는 소신에 찬 그의 주장은 우파 성향 유권자들에게서 박수를 받고 있다.
그는 부친과 조부 모두 해군 제독이었던 군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해군사관학교 졸업 후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다가 포로로 잡혀 5년 반가량 갖은 고초를 당했다. 아들을 해병대로 이라크 전쟁에 보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강조하는 미국 원칙주의 주에 호감을 샀다.
17세 연하인 부인 신디와 재혼했다. 신디는 후보 경선 과정에서 조용한 내조를 해 좋은 인상을 얻었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