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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취임…해외 반응 (2008.2.26.)

joon mania 2015. 7. 25. 09:50
이명박 대통령 취임…해외 반응 (2008.2.26.)
미국 "정상회담 빨리"…中 "외교관계 최고로"…日 "한국은 동료"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오후 청와대 접견실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의 예방을 받고 포옹으로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박상선기자>
미국 일본 등 주요 외신들은 25일 이명박 대통령 취임을 주요 기사로 보도하면서 한국에 `경제 대통령`이 등장했음을 전했다. 

세계 각국도 축하메시지와 더불어 한국과의 관계개선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한국은 기업인 출신 대통령을 맞는 새로운 정치 시대로 접어들었다"며 "`아시아 호랑이`의 명성을 되찾겠다고 약속한 이 대통령에 대한 한국인들의 기대가 너무 커 이를 어떻게 충족시키느냐가 새 대통령의 도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사설을 통해 "`불도저`라는 별명이 붙은 이 대통령의 당선에는 변화에 대한 한국인들의 열망이 담겨 있다"며 한국의 외교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그러나 외부 경제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신임 대통령이 취임하는 데다 총선이 임박해 허니문 기간이 길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이 대통령이 자신의 가장 막중한 과제인 경제회복을 위해 이념보다는 실용주의를 약속했다고 보도했고 AFP통신은 이 대통령이 국가경제를 회복하고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생활을 개선시켜 줄 것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10년 만에 보수정권을 출범시킨 이 대통령이 미국과의 동맹을 더욱 견고하게 할 것을 다짐하는 한편 북한에 대해서는 핵을 포기하고 외부세계에 개방할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이 대통령의 취임식을 전하면서 이 대통령을 `미국에 우호적인(pro-U.S.) 보수주의자`라고 소개했다. 

중국 관영 중앙(CC)TV 뉴스채널은 취임식을 실황중계하는가 하면 신화통신과 중국신문사 등 통신사들은 취임소식 및 첫날 정상회담 등을 속보로 전하며 비중있게 다뤘다. 

신화통신은 이 대통령이 취임사를 통해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의 시대 창조, 실용주의 외교정책 추진 등을 밝혔다고 전했다. 또 취임식 직후 한반도 주변 4강국의 주요 인사들과 연쇄 회담을 갖는다는 내용을 전하며 균형외교에 대한 기대를 간접적으로 표시했다. 

독일 언론도 대북한 정책의 변화 가능성과 한국의 외교 정책 방향에 대해 관심을 나타냈다. 독일 공영 도이체벨레방송은 이 대통령 취임으로 한국 경제의 발전이 기대되고 북한에 대해서는 강경 노선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각국 정부도 새 정부 출범에 큰 기대를 나타냈다. 미국은 이명박 정부 출범으로 반세기 넘은 한ㆍ미관계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워싱턴의 믿을 만한 고위 소식통은 이명박 정부 출범에 "한ㆍ미관계가 새로운 전기를 맞을 시발점에 섰다"면서 "조지 부시 미 행정부가 4월 중순께 워싱턴 인근 대통령 별장인 메릴랜드주 소재 캠프 데이비드 산장에서 한ㆍ미 정상회담을 갖고자 준비하는 것도 그 같은 전기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부시 행정부의 한 당국자는 "부시 대통령이 한국의 새 정부 출범 후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한ㆍ미 정상회담을 갖고 두 지도자 간 공동관심사와 한반도 현안 등을 폭넓게 협의하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부시 대통령은 CEO 출신 이명박 대통령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그로부터 많은 얘기를 듣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경축 특사로 서울을 방문 중인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이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계기로 청와대를 비롯한 한국 측 고위 당국자와 정상회담 개최를 비롯한 한ㆍ미관계 전반에 관해 광범위하게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으로 55주년을 맞는 한ㆍ미동맹을 비롯해 북핵 현안과 한반도 비핵화, 남북관계 진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동북아 다자 안보협력 추진 등 한ㆍ미관계 전반에 굳건한 동반자관계가 구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도 새로 출범한 이명박 정권을 아낌없이 축하하는 분위기다. 

취임식에 일본에서 100명이 넘는 인사가 참석한 것은 이 같은 상황을 잘 보여준다.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 외에 2명의 전직 총리(나카소네 야스히로, 모리 요시로), 아소 다로 전 외상, 간 나오토 민주당 대표대행 등이 참석했다. 

일본에서는 `적극적인 아시아 외교`를 기치로 내건 후쿠다 총리가 있고 한국에는 한ㆍ일 관계 개선을 강조하는 이명박 대통령이 있는 만큼 한ㆍ일 간 현안 해결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방한한 후쿠다 총리도 앞서 주일 한국 특파원들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대해 `성숙한 아시아의 주요국` `나카마(동료) `닌진(이웃)`이라는 표현까지 곁들여가며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후쿠다 총리의 방한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답방 일정도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ㆍ일 양국 정부는 이 대통령의 첫 일본 방문 일정을 오는 4월 21일부터 이틀간으로 잡았다고 산케이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후진타오 국가주석 특사로 한국을 방문 중인 탕자쉬안 국무위원은 24일 서울에서 열린 각계 인사 초대회에서 "한ㆍ중 관계는 새로운 형세 아래서 틀림없이 새로운 단계로 격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올해 들어 한국과의 관계 격상 의지를 공식 석상에서 이미 두 차례나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의 당선 축하를 위해 지난 1월 후 주석의 특사로 방한했던 왕이 외교부 부부장이 당시 이명박 당선인을 예방한 자리에서 "중국을 공식 방문해 달라"는 후 주석의 의사를 전달하면서 "한국과의 관계를 한단계 격상시키자"는 뜻도 함께 전달했다. 

이어 중국 지도부는 지난 1월 16~19일 이명박 당선인의 특사 자격으로 방중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만남에서도 한국과의 관계를 한단계 격상시킬 의사를 표시하며 구체적인 방안으로 한ㆍ중 간 차관급 정책대화 개최를 제안했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 / 뉴욕 = 위정환 특파원 / 베이징 = 최경선 특파원 / 도쿄 = 김대영 특파원 / 서울 = 조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