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서브프라임과 리먼 사태
"공적자금 투입" 주장에 美정부 난색(2008.3.15.)
joon mania
2015. 7. 25. 10:48
"공적자금 투입" 주장에 美정부 난색(2008.3.15.) | |||||||||
월가는 지금 부실대책 논쟁중…BOA도 65억달러 상각 의회 금융규제 강화 검토에 반론도 거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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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스턴스 매각 결정 후 안정세를 찾은 미국 금융시장에 신용 위기 재발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다. 금융 위기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미국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담보부 채권을 매입하는 등 보다 직접적인 구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제2의 베어스턴스가 출현한다면 결국 이는 금융 기관 유동성(liquidity) 위기가 아니라 재무 건전성에서 빚어진 지급능력(solvency) 위기라는 점에서 미국도 일본, 한국이 취했던 공적자금을 통한 해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뉴스는 일부 은행이 1분기에 대규모 상각을 단행할 것으로 23일 예상했다. 뉴욕 소재 `펑크 지겔 앤드 코`의 리처드 보브 애널리스트는 미국 내 2위 은행인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가 1분기에 기록적인 65억달러를 상각하는 내용의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OA는 지난해 4분기 33억1000만달러를 포함해 지난해 이미 83억9000만달러를 상각한 바 있다. 이는 한 해 전에 비해 67% 증가한 규모다. BOA 외에 다른 은행들도 추가 충당금 적립 계획을 발표한다면 신용시장 경색은 더욱 가속될 수 있다. 주목할 점은 BOA가 모기지업체 컨트리와이드 인수 계약을 철회하거나 계약 조건이 수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인수 계약이 철회될 경우 컨트리와이드발 위기가 다시 시장에 충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 컨트리와이드는 지난 1월 주식 1주당 0.1822주의 뱅크 오브 아메리카 주식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약 40억달러에 계약을 합의한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영국 중앙은행(BOE), 유럽중앙은행(ECB)이 모기지 담보부 채권을 대량 매입하는 방안을 협의중이라고 22일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23일 FRB의 금리 인하와 각국 중앙은행간 공조를 통한 유동성 공급 확대로는 금융시장 불안을 가라앉히는 데 한계가 있다며 공적자금 투입을 통한 모기지시장 구제가 어떤 형태로든 이뤄질 시점이라고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4일 "일본도 미국에 대해 공적자금 투입을 권고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와타나베 요시미 일본 금융행정개혁상이 일본을 교훈삼아 미국이 공적 자금을 투입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며 "와타나베 장관은 지금의 금융 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더 심각한 달러 위기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고 전했다.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도 23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미 재무부가 다른 나라들과 정책 공조에 나서지 않고 있는 데 대해 실망했다"며 "금리 인하 외에 더 적극적인 선택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로버트 루빈 씨티그룹 회장은 "미 정부가 긴급 조치를 취할 필요성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며 "공적 자금이 투입돼야 할 시점이 아닌가 하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지 부시 대통령과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재정 부담 가중과 도덕적 해이를 내세워 공적 자금 투입을 통한 해결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를 고수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미 의회와 행정부가 금융규제 강화 방법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고 23일 전했다. 금융 위기와 혼란이 규제 취약성 때문이라는 점에 공감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규제 방안에 대해서는 의견이 서로 다르다. 민주당은 시중은행, 투자은행, 헤지펀드, 비은행권 금융기관 등을 규제할 강력한 규제기관을 신설하거나 FRB에 이를 위한 새로운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며 관련 법률안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월가 금융기관에도 은행권에 못지않은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투자은행 위험관리에 대한 감독 강화와 손실에 대비한 자본준비금 상향 문제가 검토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재무부는 정책 중심이 규제 강화로 모아지는 데에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현재 금융 위기는 월스트리트에서 만든 파생상품이 초래한 사태라는 점에 공감하고 있지만 후속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의미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 / 뉴욕 = 위정환 특파원 / LA = 김경도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