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침묵…한국 `수입중단` 발언에도 반응없어? (2008.5.10)
미국의 침묵…한국 `수입중단` 발언에도 반응없어? (2008.5.10)
미국 농무부와 무역대표부(USTR) 측은 이명박 대통령과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광우병 발생시 쇠고기 수입 중단 방침`을 밝힌 데 대해 즉각적인 논평이나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미국 측이 한ㆍ미 쇠고기 협상을 둘러싼 내용 해석이나 추가 수정 등 민감한 대목에 대해 해명 등 반응을 일절 보이지 않는 신중함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극도로 몸을 낮추고 입도 다물면서 가능한 한 한국 측에서 제기되는 시비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 쪽은 한ㆍ미 쇠고기 협상문에 `광우병이 발생하더라도 국제수역사무국(OIE)에서 미국에 대해 광우병위험통제국 지위를 낮추지 않으면 한국 정부가 수입 중단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다는 것이 알려진 뒤 가장 민감한 사안이 불거졌음을 감지한 듯한 분위기다.
USTR 측은 광우병에 관련된 조치나 협의에 대해서는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를 갖고 다뤄야 하는 대목인 만큼 농무부 소관 사항"이라고 둘러댔다.
수전 슈워브 USTR 대표는 지난 6일 "한국 정부가 쇠고기 제품에 대해 감시하고 조사할 수 있는 조항을 충분히 담고 있다"고 말했다. 슈워브 대표는 `재협상`이나 `조항 수정` 등 표현을 쓰지 않았다.
농무부 측도 문제의 조항이 밝혀진 뒤에는 일절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8일 고려대에서 열린 강의를 통해 "이번 한ㆍ미 쇠고기 협상은 과학적 근거에 기인해 이뤄진 것"이라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한국인들의 광우병 우려가 지나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며칠 간의 상황이 걱정된다. 한국인들이 식품의 안전성에 대해 걱정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이는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과학적 증거에 기반해야 하는 식량안보 문제"라고 지적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1997년 이후 미국에서 태어난 3억5000만마리의 소 가운데 광우병으로 사망한 소는 한 마리도 없었다는 점을 근거로 "광우병 위험은 지난 20여 년간의 연구로 거의 제거되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 / 서울 = 조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