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ㆍ美 쇠고기 추가협상 타결(2008.6.21)
韓ㆍ美 쇠고기 추가협상 타결(2008.6.21)
21일 관계장관회의후 김종훈본부장이 발표
국내 수입업체 `30개월 미만` 자율규제 성명
한ㆍ미 쇠고기 추가협상을 위해 미국에 건너간 지 7일째인 19일 오후 6시 40분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 청사를 나오면서 "서울로 간다"고 말했다.
이날 아침 8시 40분부터 6시간여에 걸쳐 협상한 뒤 오찬을 위해 휴식을 취하고 오후 6시 다시 대좌한 지 40분 만이다.
장관급 회담과 별개로 진행된 기술협의는 이날 새벽 2시 30분까지 이어졌고 아침 7시부터 재개됐다가 정회 후 오후 4시부터 다시 시작됐기 때문에 합의가 이뤄질지 여부는 불투명했다. 한쪽에서는 숨가쁘게 실무 협의가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전날 서울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특별기자회견까지 끝난 뒤여서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있었다.
하지만 양국은 오전부터 진행된 마지막 대좌에서 사실상 합의를 끝냈던 것으로 보인다.
주미 한국대사관은 김 본부장의 언급 직후 불과 5분여 만에 워싱턴 특파원들에게 준비된 보도자료를 이메일로 뿌렸다.
대사관 측은 "오늘 회의를 마지막으로 지난 13일부터 7차례 진행된 장관급 회의가 종료됐다"며 "양측은 상호 만족할 만한 협상 결과를 도출하고 이 합의 사항이 실효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진지한 협의를 했다"고 밝혔다.
합의를 이끌어냈음을 분명히 명문화한 내용이다.
하지만 대사관 측은 곧바로 표현을 바꾼 자료를 뿌렸다. "양측은 실효적이고 상호 만족할 만한 협상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진지한 협의를 했으며, 그 결과 상당한 진전이 있었으며 상호 만족할 만한 결과에 근접했다"는 것이다.
협상 내용에 대해 워싱턴 현지에서는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서울로 돌아가지만 협상은 계속 이어진다"고 모호하게 얘기했다. 합의 내용에 대해 서울로 돌아간 뒤 발표하겠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말로 보인다.
USTR 그레첸 하멜 부대변인도 이날 협상 종료 후 성명을 통해 "우리는 좋은 진전을 이뤘고, 상호 동의할 만한 방안에 근접했다"며 "김 본부장과 수전 슈워브 대표가 각각 정부와 협의하며 두 장관은 계속 연락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육류 수입업체로 구성된 한국수입육협의회(가칭)는 20일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한ㆍ미 추가 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30개월 미만 미국 쇠고기만 수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업계 자율결의 성명을 발표했다.
협의회 임시 회장을 맡고 있는 박창규 에이미트 사장은 "30개월령 미만 미국산 쇠고기만 자율적으로 수입하겠다고 120개 수입업체들이 뜻을 모았다"며 "또 업계 자율결의를 바탕으로 쇠고기 월령표시에 대한 미국 정부 차원의 확실한 보증을 요청하는 내용을 담은 건의서를 농림수산식품부와 주한 미국대사관, 미 육류수출협회 등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지난해 쇠고기를 수입한 업체는 모두 362개였지만 자율결의에 참여하기로 한 업체들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85%를 차지하고 있다"며 "나머지 15%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했던 대기업으로 아직 자율결의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자율결의를 하지 않은 업체가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을 강행할 때 이를 막을 방법은 없다"며 "하지만 주로 참여하지 않은 업체들이 대기업인 만큼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