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의 냉각탑 폭파에 美 "정치적 쇼…부시의 최대 업적"(2008.6.28)
북의 냉각탑 폭파에 美 "정치적 쇼…부시의 최대 업적"(2008.6.28)
中 "한반도 비핵화 굳은 결심 표현", 日 "완전한 北核 폐기 이뤄져야"
미국 CNN은 북한이 오랫동안 비밀을 유지해 온 핵 프로그램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한 지 하루 만인 27일 오후 핵무기 제조를 위해 플루토늄을 추출했다고 시인한 한 시설의 냉각탑을 폭파했다고 긴급뉴스로 전했다.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 가운데 일부는 영변 핵시설의 냉각탑 폭파 장면 중계를 `정치 쇼`라고 축소하기도 했지만 대다수는 핵 불능화 과정의 중요한 전기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CNN은 북한이 영변의 냉각탑 폭파까지 마다하지 않게 된 것은 일단 부시 행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평가하면서 `부시의 승리`라고까지 치켜세우기도 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7일 북한의 영변 냉각탑 폭파에 대해 "북핵 시설 중 매우 중요한 설비인 냉각탑을 폭파한 것은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굳은 결심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진린보(晋林波) 중국 국제문제연구소 아ㆍ태연구실 주임은 "북한의 냉각탑 폭파는 6자회담 2단계의 실질적인 진전이며 상징적인 의의는 실질성에 비해 훨씬 크다"고 말했다.
그는 "냉각탑 폭파는 6자회담 2단계에 규정된 내용도 아닌 아주 돌발적인 이벤트"라며 "이는 북한이 미국에 대해 상응하는 보상을 받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퍄오젠이(朴健一) 중국사회과학원 한반도문제연구센터 주임도 "이번 조치는 2단계 조치에 들어 있지 않은 것이지만 북한이 순서를 앞당겨 가면서 냉각탑을 폭파해 핵폐기 의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일본은 27일 북한의 핵신고 및 영변 냉각탑 폭파와 관련해 "완전한 핵폐기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는 이번 폭파에 대해 "비핵화의 첫 걸음으로 받아들인다"며 "이제부터 확실하게 검증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핵 문제와 함께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문제도 해결해야 한다"며 "북ㆍ일 협상을 확실하게 해 나가자"고 덧붙였다.
마치무라 노부타카 관방장관은 "핵시설 불능화가 연말까지 이뤄져야 하나 반년이나 늦은 상태"라며 "앞으로 불능화가 신속히 이뤄져 비핵화 프로세스가 진전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앞으로 북한이 기만 전술이나 합의 파기를 시도할 경우 미국은 제재 해제 방침을 즉시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 / 베이징 = 최경선 특파원 / 도쿄 = 김대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