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이란 미사일사태로 유가 장중 147달러 돌파 `사상최고`(2008.7.12)

joon mania 2015. 7. 28. 13:51

이란 미사일사태로 유가 장중 147달러 돌파 `사상최고`(2008.7.12)


美 백악관 평화적 해결에 무게 "전쟁까지 갈 가능성은 낮아"



`세계의 화약고` 중동지역이 일촉즉발 위기에 휩싸였다. 

지난 9~10일 이틀째 이란이 장거리 탄두 미사일 시험 발사에 나서면서 서방과 이란 사이에 군사적인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유가는 11일(현지시간) 장중 배럴당 147달러대를 돌파해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정부는 이란의 미사일 시험 발사에 일단 신중한 대응을 보였다. 백악관은 일각에서 거론되는 전쟁 염려를 일축했다. 토니 프라토 백악관 부대변인은 10일 "이란의 미사일 발사 실험으로 전쟁 위험이 고조되지는 않았다"는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발언을 지적하면서 "게이츠 장관 말이 옳고 특별히 위험이 높아진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나온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발언과 게이츠 국방 장관 언급이 다소 엇갈린다는 지적에 대해 "게이츠 장관이 정확했다고 본다"고 답변했다.

라이스 장관은 전날 "미국은 그동안 걸프지역에서 안보력을 강화해왔다"며 "이스라엘과 다른 동맹국을 방어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란에 `경고`를 보냈다. 백악관이 이처럼 대응 수위를 낮춘 것은 이란의 미사일 발사가 심각한 위협이 아니라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AP통신은 미 국방부 관계자가 "10일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은 1기에 그쳤다"며 이란의 군사훈련으로 야기되고 있는 긴장 고조 염려를 누그러뜨리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하루 전에는 이스라엘에 대한 타격이 가능한 미사일을 포함한 7기를 발사했으나 10일에는 전날 실패한 것으로 보이는 미사일 1기만을 쏜 것으로 파악됐다고 이 관계자가 밝혔다고 AP는 덧붙였다. 

그러나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불가피할 경우 대(對)이란 공격에 나설 것이라는 뜻을 시사했다. 바라크 장관은 이날 "안보가 위태로운 긴박한 상황이 오면 이스라엘은 망설이지 않고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예루살렘포스트가 보도했다. 

CNN머니는 이란과 이스라엘이 총을 쏘지 않았을 뿐 심리전에 돌입한 상태라고 10일 분석했다. 

지난달 20일 이스라엘이 대규모 군사훈련을 단행한 것이 계기가 돼 양측이 군사력을 과시하며 힘겨루기에 돌입했다는 지적이다. 

이란이 쏘아올린 `샤하브-3`미사일은 이스라엘과 중동 내 미군 기지도 사정권(약 2000㎞)에 포함된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이 현실화될지 주목된다. 크리스토퍼 러펠 엑서큐션에너지 애널리스트는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이 경우 유가는 배럴당 200달러를 돌파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압둘라 알바드리 석유수출국기구 사무총장도 이날 인터내셔널해럴드트리뷴과 인터뷰에서 이란과 무력 충돌이 발생하면 유가가 `무제한` 폭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부 전문가는 이스라엘의 선제 공격 시점을 부시 행정부의 잔여 임기 내로 예상한다. 이란이 공격당하면 세계 경제 뇌관이 터져 3차 오일 쇼크가 발발할 것이라는 염려가 높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이라크 바스라 유전지대 △사우디아라비아의 최대 아브카이크 정유공장 등을 공격 대상에 포함하면 그 파장은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악의 경우 이란 핵시설 공습이 중동 전쟁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 중 20%가 지나가는 호르무즈 해협은 폭이 34㎞로 좁아 이란이 봉쇄에 나서면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해협이 봉쇄되면 사우디는 홍해로 이어지는 기존 파이프라인을 사용해야 한다. 이란은 세계 4위 원유 수출국이자 석유 매장량 3위국이다. 한국도 이란의 주요 원유 수입국이다. 

다만 서방국들은 이란 핵 위기를 외교적 협상으로 푸는 데 주력하고 있다. 마뉴셰르 모타키 이란 외무장관은 6일 "핵 협상에 새 환경이 조성됐다"며 우라늄 농축 활동과 관련해 서방이 제시한 `인센티브 안`을 놓고 협상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 / 서울 = 이향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