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금융위기 첫 범세계적 해결책 모색(2008.10.22)

joon mania 2015. 7. 31. 14:31

금융위기 첫 범세계적 해결책 모색(2008.10.22)

선진국 - 신흥국간 이견 조율이 관건
美 대통령당선자ㆍ반기문총장도 참석

◆ 급물살 타는 新브레턴우즈 논의 ◆ 

사상 초유의 글로벌 금융위기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G20 정상회담에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당초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가 주도하는 `금융위기 정상회의`를 앞두고 참여를 위한 각국의 물밑 줄다리기가 뜨거웠다. 

국제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린 사상 초유의 위기 수습을 내세운 정상회의는 새로운 체제로 가기 위한 디딤돌이자 국제사회에 자국의 영향력을 과시하는 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G15 정상회의`가 될 것이라는 예측과는 달리 `G20 정상회의`가 개최돼 한국은 물론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이머징 마켓` 국가들도 참여하게 되는 등 그 규모가 커졌다. G20는 G7(선진 7개국)과 한국을 비롯한 러시아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시장국이 포함된다. 

이번 정상회의는 G7, G15의 틀을 벗어나 G20가 모두 참여하는 최초 정상회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새로운 체제 구축` `선진국과 신흥국 간 공조`를 외치며 외교전에 주력해온 이들의 노력이 어느 정도 빛을 보는 셈이다. 

G20에는 G7(영국 캐나다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독일 미국)에 아르헨티나 호주 브라질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멕시코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EU와 한국이 포함된다. G20는 지난 99년 창설됐으며 이들 20개 국가는 전 세계 경제력 중 85%를 차지한다. 

데이나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회담에 참석할) 세계 정상들은 최근의 금융위기를 타개할 해결책에 대해 되짚어 볼 계획"이라며 "위기 재발을 방지할 해결책을 내기 위해 머리를 맞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첫 금융위기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를 준비하기 위한 실무그룹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페리노 대변인은 설명했다. 이번 정상회담 장소는 아직 확정이 되지 않았지만 정상회담에 앞서 백악관에서 만찬이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G20 정상회담에 참여한 세계 리더들은 회담 후에는 구체적인 개혁안을 마련하기 위한 정상회담을 열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이 국제 금융시장에서 주도권을 놓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와중에도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미국에 대한 견제를 은근슬쩍 꾀하고 있다. 

이미 유럽의 정상들은 연내에 정상회의를 열어 경제문제를 논의할 것을 강력히 주장해 왔으며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뉴욕에서 회의를 개최할 것을 요구했다. 

정상회의를 처음 제안한 사르코지 대통령은 당초 G7에 러시아를 합친 G8에 중국 인도를 언급해왔다. 이에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 18일 공식발표에서 G8 외에 신흥국들도 포함시키자고만 밝혔었다. 

미국은 브라질과 멕시코를, 유럽 국가들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추가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갈렸다. 

양쪽 모두 자국과 유대관계가 긴밀한 국가를 끌어들이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G20 재무장관 회의에는 참가해왔기 때문에 이번 세계 경제지도자들의 모임에 들게 됐다. 

정상회의와 별도로 헨리 폴슨 미국 재무장관은 "각국 정부가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개별적으로, 그리고 국제사회 공동으로 이뤄지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국제공조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폴슨 장관은 21일(현지시간) 뉴욕 미ㆍ중관계위원회 회동 연설에서 "각국 정부가 신용확대와 감독체계 강화를 위해 개별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제사회의 공동노력에도 협력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일단 각국 금융위기 수습을 위한 개별 조치에 대한 점검이 주된 현안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더 중요한 안건은 국제 금융시장 번영을 이끌어낼 제도적인 안전장치를 어떻게 만들 것이냐다. 

이번과 같은 위기 재발을 막기 위한 개혁조치도 모색될 것이다. 정상 간 회동인 만큼 구체적인 세부사항까지 접근하기는 힘들겠지만 원칙적인 합의나 공동성명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AP 통신은 전망했다. 

물론 적지 않은 갈등도 예상된다. 선진국과 신흥국 간 집단적 이해 상충이다. 

이번 위기의 진원은 미국과 선진국들이라는 점에서 신흥국들에는 예상치 않은 불똥이 튄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선진국 내부 충돌이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주도권을 유지하려는 미국과 이번 위기를 계기로 다극체제의 새 국제 금융질서를 마련하려는 유럽 국가 간 마찰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