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기쇼크에 빠진 세계금융시장, 장기화 대비를(2012.8.4.)
유로화를 지키기 위해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던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큰소리가 결국 허언(虛言)임이 드러나 전 세계 금융시장을 혼돈에 빠뜨렸다. 그저께 열린 ECB 정례 통화정책위원회에서 발권력 동원, 국채 매입 등 파격 조치를 기다리던 금융시장은 회의 결과 발표 순간 유럽 주요국 주가지수가 2% 이상 폭락세로 돌변했다. 스페인 국채 수익률은 위기 이전의 7%대로 즉각 복귀했다. 드라기 총재는 ECB의 국채 매입에 앞서 어려움을 겪는 국가들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유로안정화기구(ESM) 등 유럽 구제기금에 먼저 국채 매입을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ECB 최대 지분(28%)을 갖고 있는 독일 중앙은행의 옌스 바이트만 총재는 ECB의 스페인ㆍ이탈리아 국채 매입을 반대했고 이날 회의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올해 국채 만기 도래액은 각각 620억유로, 1524억유로에 이른다. ECB가 발권력을 동원하지 않을 경우 국채 매입에 쓸 수 있는 돈은 800억유로 정도여서 재원이 부족하다. 다음달 출범 예정인 ESM의 가용 재원도 5000억유로로 위기를 해결하는 데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행동보다 말만 앞세운 격인 드라기 총재는 양치기 소년이 된 형국이다. ECB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드라기 총재가 앞으로 비전통적 통화정책 수단을 쓰겠다고 강조했으니 공개시장조작의 일환으로 국채 매입이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ECB는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2115억유로(약 290조원)에 이르는 유로존 국채를 사들인 바 있다. 그가 "유로는 되돌릴 수 없다"며 유로존 사수를 말로는 천명하는데 실질적인 수단을 증명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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