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업계 세계 최강자 마이크로소프트(MS)의 노키아 인수는 긴박하게 돌아가는 IT업계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휴대폰사업과 보유 중인 특허를 대상으로 한 노키아 몸값은 72억달러(약 8조원)로 MS가 2011년 사들인 인터넷전화업체 스카이프(85억달러)에 못 미쳤다. 핀란드의 국가 자존심으로 한때 세계 휴대폰 시장을 45%나 차지하던 노키아가 한순간 판단 미스로 추락한 것은 큰 교훈을 준다. 노키아 스마트폰 판매량은 지난해 3분기부터 분기당 1000만대 아래로 떨어졌고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5.8%까지 떨어졌다. 지난 9분기 동안 50억유로가 넘는 누적 손실로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했다. 이번 M&A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애플-구글-MS 4강 체제로 짜이게 됐다. 삼성전자가 미국 3대 자이언트에 포위당한 형국이다. MS의 노키아 인수는 소프트웨어인 스마트폰 운영체제(OS)와 하드웨어 단말기의 결합이다. 애플은 원래부터 아이폰과 iOS로 출발했다. 여기에 앱 개발업체들과 협력 생태계까지 구축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OS에 휴대폰업체 모토롤라를 인수해 진용을 갖췄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생산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섰지만 소프트웨어(OS)와 생태계를 갖추지 않은 하드웨어만 있는 것이니 곧 한계에 부닥칠 수 있다. 삼성전자 자체 OS였던 바다는 실패로 끝났고, 지난해에는 인텔 등과 함께 새 OS인 타이젠 개발을 마쳤지만 '타이젠폰' 같은 정식 제품을 내놓지는 않았다. 아직 안드로이드를 포함한 '멀티 OS전략'을 택하고는 있으나 독자적인 OS를 내세울지 전략적 포지션이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MS의 노키아 인수에 대해 경각심이 약하고 심지어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도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증시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즉각 하락했다. 외신들은 삼성전자 등 아시아 휴대폰 업체들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하니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MS가 단지 노키아 인수만으로 끝내지 않을지 모른다. PC시대가 저물면서 성장동력을 잃은 MS는 디바이스를 향후 주력사업으로 설정한 바 있다. 노키아가 MS 품 안에서 어떤 경쟁력으로 재무장할지 알 수 없다. 한국 수출경쟁력 중 삼성전자, 특히 갤럭시폰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비상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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