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필동정담] 카지노 면허갱신제(2017.8.29.)

joon mania 2017. 8. 28. 18:50

[필동정담] 카지노 면허갱신제(2017.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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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자뷔(deja vu)는 프랑스어다. 처음 마주쳤는데도 이미 본 적이 있거나 경험한 듯한 느낌이니 환상을 말한다. 말뜻 그대로는 이미 보았다는 뜻이다.

1900년 프랑스 의학자 플로랑스 아르노가 이런 현상을 처음 제기했고, 이후 정신의학자였던 에밀 부아라크가 데자뷔라는 단어를 개념화했다. 망각된 기억이 뇌에 저장됐다가 유사한 경험을 만났을 때 되살아나는 것이라고 보는 학설도 있는데 데자뷔의 창시자 부아라크는 과거의 경험이나 무의식과의 연관성에는 선을 그었다. 평소 초능력 현상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지라 그 자체를 뇌의 작용에 의해 나타난 현상이라고 봤던 것이다.

굳이 데자뷔를 길게 거론한 건 외국인 전용 카지노 면허를 5년마다 갱신토록 하자는 관광진흥법 개정안을 보면서 면세점 특허기간 조정 후 겪은 낭패를 떠올렸기 때문이다.

지난 7월 노웅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관광진흥법 개정안에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최대주주에 대한 자격 심사를 강화하는 취지에서 5년 단위로 허가 유효기간을 갱신토록 하자는 조항을 넣었다. 과거 `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 특례법`에서는 3년마다 허가를 갱신토록 하다가 1995년 관광진흥법으로 카지노업을 편입한 후 허가 유효기간 없이 영구적으로 부여했는데 이를 복구하려는 것이다. 노 의원은 제안 이유에서 국가가 부여한 특허적 성격인 카지노 허가권을 다른 관광사업과 동일하게 사후 신고만으로 양수·양도할 수 있게 풀고 보니 외국 자본에 팔려 국부 유출 우려도 커지고 있어 제한해야 한다고 했다. 카지노 대형화와 복합리조트로의 전환에 맞춰 외국계 사업자들이 속속 들어오는 만큼 국제적 수준의 관리 감독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니 일단 좋은 뜻으로 보인다.



하지만 10년 단위였던 외국인 전용 면세점 특허기간을 5년 단위로 줄인 뒤 멀쩡하게 사업을 하고 있던 SK 워커힐과 롯데 잠실을 문 닫게 하고 신규 사업자를 뽑으며 정치적 목적으로 줄을 세웠던 박근혜정부의 패착을 봤던 게 얼마 전이었다.

면세점과 카지노에 투자하려는 기업이 많은 걸 보면 외국인 전용이라도 명확한 허가 기준을 둬야 하는 게 맞는다. 면세점과 카지노는 엄연히 다른 영역임에 틀림없다. 그렇다 해도 선의로 손댄 특허기간 조정이 면세점 업계를 나락으로 몰아넣었던 점을 한 번쯤 반면교사로 생각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