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지도자의 거울(2018.5.9.)
이후 그리스 카롤링거 왕조부터 로마 제국에 이르기까지 군주론 교육에서 반드시 읽어야 하는 고전 목록 중 최상위에 키로파에디아가 올라갔다. 지도자가 되기 전 미리 쌓아야 하는 품성과 지혜를 얻는 교육 과정으로 `스페큘럼 레기아`라고 불렸다. 무릇 지도자가 되려거나 이미 등극한 이는 항상 자기 모습을 비춰볼 군주의 거울 혹은 지도자의 거울을 둬야 한다. 스페큘럼 레기아는 바로 지도자의 거울을 스스로 얻는 과정이다.
키루스 대왕은 지중해 연안에서부터 중앙아시아에 이르는 대제국을 건설했다. 문화재 약탈의 상징인 베를린 페르가몬 박물관의 푸른색 바빌론 성벽 유적이 바로 키루스가 정복한 바빌로니아의 흔적이다. 키루스 대왕은 아들 캄비세스에게 왕위를 넘기며 이렇게 유언을 남긴다. "힘든 일에 집중해야 한다. 항상 걱정거리에 괴로움을 당한다. 제대로 쉬지 못하고 경쟁에 시달려야 한다. 내 행복을 다른 사람을 위해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 내 작전을 짜야 하고 동시에 상대의 작전을 알아내야 한다." 지도자가 짊어질 무게를 읽게 한다.
지도자에게 필요한 덕목으로 플라톤은 지혜를 꼽았다. 반면 크세노폰은 파토스를 꼽았다. 백성과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고 동행하는 심성으로, 그것이 백성의 자발적 복종을 가져온다고 봤다.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한·일·중, 한미, 미·북으로 이어지는 정상들 간 만남이 한반도 명운을 좌우할 중차대한 시점이다. 왕조시대 군주든, 민주주의시대 정상이든 지도자의 역할은 나라와 백성의 운명을 좌우한다. 지도자를 잘 만나는 것도 행운이고 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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