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전범재판까지 검증하겠다는 아베의 역사 뒤집기 (2015.11.14.)

joon mania 2018. 12. 5. 17:11

[사설] 전범재판까지 검증하겠다는 아베의 역사 뒤집기 (2015.11.14.)



     

일본이 아베 신조 총리 직속으로 19세기 말 청일전쟁 이후 과거사를 검증하는 조직을 설치하겠다는데 경악할 일이다. 한·중·일 간 현안인 군 위안부 문제나 난징 대학살 그리고 태평양전쟁의 전범 처벌을 결정한 이른바 도쿄재판에다 현행 평화헌법 성립 과정까지 검증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다. 전후 세워진 질서를 부정하고 과거사를 수정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아시아·태평양 뉴스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에게 위안부 문제 해결에 결단을 내리라고 재차 촉구했으나 아베의 행보를 보면 오불관언에 그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얼마 전 한·일·중 정상회의나 한·일 정상 만남에서 했던 아베 언급의 진실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전범을 단죄한 도쿄재판은 나치를 심판한 뉘른베르크재판과 함께 2차 대전을 정리하는 상징이었다. 일본은 재판 결과를 받아들여 샌프란시스코강화조약을 통해 국제사회 일원으로 다시 받아들여졌다. 그런데 이제 와서 이를 뒤집으려 한다면 전후 체제 자체를 부인하고 벗어나겠다는 아베의 정치적 야심을 실행하는 것인데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려는 꼴이다. 제국주의 침략으로 한반도를 침탈했고, 중국 대륙으로 진출하다 난징에서 대학살이라는 만행까지 저질렀으며, 태평양으로 넓히며 선전포고도 없이 진주만을 폭격했던 건 역사적 사실이다. 이런 객관적 과정까지 부인하려는 일본을 보면 당사자 간 역사 분쟁이라며 일본 편을 들었던 미국도 아베 정권의 본심을 꿰뚫게 될 것이다. 일본의 역사 검증 시도가 가당치 않다고 지적할 필요조차 없어 보인다. 역사를 거스르려는 시도는 스스로를 부끄럽게 만들 부메랑이 돼 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