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양대노총은 새 노사정 대표자회의에 주저말고 참여하라(2018.1.12.)

joon mania 2018. 12. 20. 16:03

[사설] 양대노총은 새 노사정 대표자회의에 주저말고 참여하라(2018.1.12.)


     

문성현 노사정위원장이 11일 던진 6자 노사정 대표자회의 개최 제안은 그 시기나 형식 등에서 적절해 보인다. 문 위원장은 새로운 사회적 대화를 위한 기구로서 한국노총위원장과 민주노총위원장, 경영자총협회장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고용노동부 장관과 노사정위원장 등 6명이 함께 24일 회의를 갖자고 했다. 그는 여기서 의견을 모아준다면 사회적 대화 기구의 위원 구성이나 운영 방식 그리고 의제 등 어떤 개편도 수용하겠다며 기존 노사정위 해체까지도 내비쳤는데 진정성이 읽힌다.
열쇠는 민주노총이 쥐고 있다. 지난해 말 김명환 위원장을 새로 뽑아 지도부를 다시 구성했으니 이를 계기로 변화를 모색할 때가 됐다는 기대가 나온다. 민주노총은 친노동 정책을 펴는 새 정부에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10월 대통령 초청 노동계 만찬이나 올해 초 청와대 신년인사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김 신임 위원장은 지난 선거 때 현 노사정위 체제는 거부하지만 사회적 대화 복원에는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위원장 출신인 문 위원장이 노사정위를 맡았음에도 노사정위에 대한 불신을 거두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문 위원장이 기존의 노사정위를 해체하고 명칭이나 형태까지 바꿀 수 있다고 밝혔으니 민주노총은 더 이상 사회적 대화 참여 자체를 거부할 명분이 없다. 전교조와 공무원노조의 법외노조 철회나 해고자 복직 그리고 한상균 전 위원장 석방 등은 별도로 논의하면 될 일이다.
노사정위는 1999년 2월 민주노총이 정리해고와 파견제 허용 등을 문제 삼아 나가버렸고, 2016년 1월에는 한국노총마저 탈퇴해 완전 중단됐다. 문 위원장 말처럼 노사정위원회라는 명칭에는 노사 간 대립을 상징하는 뉘앙스가 담겨 있는 것으로도 비쳤다. 이번에 새롭게 사회적 대화 기구로서 구성할 것이면 노사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공평성을 갖춘 모습을 유지해야 한다. 문 위원장의 이번 제안에 한국노총은 환영 입장을, 민주노총은 논의를 더 거쳐야 한다고 했는데 주저하지 말고 참여하기 바란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에 대비하려면 노사 간의 소모적인 줄다리기를 뛰어넘어 노동 시장 혁신과 사회안전망 강화 등 보다 근본적인 과제에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 그것이 노사는 물론 경제 전체를 살리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