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세 피아니스트 윤연준, 제18회 캠퍼스 국제 콩쿠르 1위
“참가자 최고령… 대우 받는 느낌
연주자 활동하며 학업 이어갈것”
한국계 미국인 이민주 3위 올라
“돌아가신 할머니께 헌정하는 연주로 우승하게 돼 더욱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제18회 피아노 캠퍼스 국제 콩쿠르에서 1위(Piano Campus d’Or)에 오른 피아니스트 윤연준(25·사진)은 19일 이 같은 소감을 밝혔다. 이 콩쿠르는 프랑스 파리 근교 퐁투아즈에서 지난 15일(현지시간)부터 17일까지 열렸다. 만 16∼25세의 유망 피아니스트 12명을 초청해 매년 경연을 하는 대회로, 참가자들에게 주어지는 혜택과 지원이 폭넓고 다양하기로 유명하다.
파리 현지에서 전화를 통해 인터뷰에 응한 윤연준은 “지난달 세상을 떠나신 친할머니를 떠올리며 파이널 곡으로 쇼팽 콘체르트를 연주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콩쿠르 참가자 중 가장 나이가 많았다”며 “다른 콩쿠르와 달리 참가자들을 최대한 대우해주는 느낌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이번 콩쿠르 3위(Piano Campus de Bronze)도 한국계 피아니스트 이민주(미국)가 수상했다.
윤연준은 고전음악의 대명사인 바흐부터 20세기 음악의 혁신자로 불리는 엘리엇 카터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구사하는 피아니스트로 주목받고 있다. 12세에 서울 금호아트홀에서 독주 무대에 섰고 13세에 피바디 신포니에타와 협연 연주를 펼쳤다. 예원학교 재학 중이던 2006년 미국으로 유학 가 피바디 예비학교를 거쳐 줄리아드 음대에서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학사 학위를 받았고 예일대 음대에서 전액 장학생으로 석사과정을 마쳤다. 2017년부터는 영국 런던 길드홀 음악원에서 최고연주자 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2009년 미국에서 열린 리스트-개리슨 국제 피아노 경연대회 15∼19세 부문에서 우승했으며 2016년에는 스페인에서 열린 제10회 캄피요스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와 청중상을 받았다. 또 지난해에는 길드홀 음악원이 최고연주자에게 주는 골드메달리스트 상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했다.
그는 “운이 좋게 어릴 때부터 주재원인 아버지를 따라 외국에서 생활해왔다”며 “지금 영국에서 가족과 떨어져 지내며 모든 일을 혼자 결정해야 하는 게 힘들지만 문화와 언어의 장벽 없이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영국에 남아 박사 학위를 진행할지 아니면 독일로 가 공부를 할지 생각 중”이라며 “음악은 평생 공부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회가 오면 연주자로 활동하며 학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