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포럼] 철도 2시간대 생활권 (2019.9.12.)
2025년 국가철도망 계획엔
서울에서 어디든 2시간대다
엑스포도시 여수만 남는데
광주~순천 개량해 완성하자
정부의 교통 정책중 `국가 철도망 구축계획'이 있다.10년씩의 중기 단위인데 5년마다 내용을 보완한다.1차는 2006년부터 2015년까지였다.2차는 2011년부터 2020년,3차는 2016년부터 2025년이다.이런 식으로 중첩해 새로 짠다.전국 고속철도 건설을 비롯해 대도시 주변 광역 철도와 수도권 이외 지방에서의 지역간 철도 사업을 다 아우른다.3차까지 잡힌 계획으로는 기존 사업 49개와 신규 사업 36개로 완성되면 철도 총 연장은 6133km로 늘어난다.
정부 구상은 서울을 중심으로 전국 어디든 철도로 2시간대에 도달 여건을 갖추겠다는 것이다.2025년까지를 목표로 잡았지만 일부 늦춰질수 있다.서울에서 부산이나 목포까지는 이미 2시간대 도착하는 고속철도가 자리잡았다.서울에서 강릉까지도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 맞춰 2시간을 이뤄냈다.지방간 이동 시간을 줄이기 위한 계획도 촘촘하다.6~7시간 걸리는 광주~강릉, 강릉~부산,광주~부산 등도 2~3시간대로 좁히려는 목표다.
이런 야심찬 계획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서울을 기점으로 2시간대를 이뤄내지 못한 두 곳이 있다.경남 거제와 전남 여수다.거제는 부산에서 거가대교를 넘어가도 된다.철도로는 김천~진주~거제 노선이 올 5월 예타 면제사업 선정 때 길을 텄다.KTX 남부내륙선 전철화 사업이다.본 사업을 마치면 서울~거제도 2시간대를 완성할수 있다.
유일하게 남는 곳이 여수다.2012년 해양엑스포 개최후 여수는 남부에서 관광객 유치로 첫손에 꼽히는 뜨거운 도시로 떠올랐다.한려수도의 중심으로 수려한 다도해 정취를 즐길수 있어서다.하지만 서울~여수는 3시간을 넘는 구간이다.중간 기착역을 줄일 경우 2시간40분 주파가 가능하지만 걸림돌이 많다.아직도 익산~여수 구간엔 시속 120km로 달리는 반쪽 고속철도이기 때문이다.전 구간 고속철도화를 위해 익산~여수 KTX전용선 신설이나 기존 전라선 직선화를 검토했지만 외면당하고 있다.최대 10조원의 비용이 드는데 비해 수요는 적다는 이유다.
그런데 이를 뛰어넘을 제3의 방안이 제기됐다.경전선을 활용하는 것이다.경전선이란 광주에서 부산을 잇는 철로다.경상도와 전라도를 연결한다며 머릿 글자를 따서 붙인 이름이다.정확하게는 광주시 송정역에서 밀양시 삼랑진역을 오가는 간선철도다.정부는 이미 2003년부터 경전선 개량을 시작해 부분별로 복선화 작업을 진행했다.삼랑진~마산 구간은 2010년,마산~진주 구간은 2012년,진주~광양은 2016년 각각 복선화를 마쳤다.삼랑진~마산~진주는 전철이다.진주~광양은 비전철인데 3차 국가철도구축계획에 전철화 사업이 포함돼있다.남은 구간 중 광주 송정~순천에 대해서는 아직도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중이다.광주에서 보성으로 돌아 순천에 이르는 기존 철도를 단선으로 전철화하는 사업인데 해당 지역의 낮은 수요를 이유로 몇년째 예비타당성 조사 문턱을 넘지 못한다.
광주~순천 철도노선 개량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속히 마치고 승인해 본사업까지 마무리하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수 있을 듯하다.먼저 부산에서 광주까지의 경전선 전 노선 개량을 완성하는 상징성을 얻는다.광주~순천이 복선화되면 여수까지 쉽게 이어지니 서울~광주~여수로 가는 호남선과 전라선을 혼합하는 노선을 만들수 있다.예비타당성을 통과하면 본사업에서 광주~순천 노선을 직선화하고 고속철도 운행이 가능하도록 내용을 조정하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
2021년에서 2030년으로 설정될 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서도 여수만 제외지역으로 남는다면 전국 2시간대 철도 생활권을 완성했다고 말하기 어렵다.SOC(사회간접자본)사업에는 고려해야 할 요소가 적지 않다.수요가 먼저이지만 지역간 형평성도 맞춰야한다.정부 정책이 행정 행위이면서 동시에 고차원의 정치일수 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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