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독립기념일 두 모습의 미국(2008.7.7)
중국에서 태어난 8세 어린 소녀가 주인공이었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78명의 새로운 미국 시민 중 그 아이를 들어올리며 말했다.
"여러분이나 이 아이나 모두 아메리칸 드림의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은 열려 있는 나라입니다."
지난 4일 332주년 독립기념일에 부시 대통령은 버지니아주 남쪽 샤롯데빌에 있는 건국과 독립의 영웅 제퍼슨의 생가 `몬티첼로`에서 새로 시민권을 얻은 이민자들에게 부시 대통령이 직접 증서를 건네주는 행사를 가졌다.
38개국 출신 78명의 새 미국시민에는 8세 중국 소녀 줄리아 화이트 프리먼의 부모 존 프리먼과 제니퍼 화이트를 비롯해 이라크 출신 알리 후세인 알 아사디도 포함됐다.
독립기념일로부터 불과 사흘 전 버지니아주 한 공장에 국토안보부 소속 불법이민자 단속반이 들이닥쳤다. 정식 체류 비자를 보여주지 못했거나 도주하던 히스패닉 노동자 몇 명이 잡혀갔다. 또 한 달 전 필라델피아의 한 아파트에서는 퇴근 후 잠자던 불법체류자 모녀가 불시에 급습한 단속반에 체포됐다.
부시 행정부는 불법 이민자들에게 단계적으로 시민권을 부여하는 것을 뼈대로 한 포괄적 이민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불법 이민자 단속과 처벌을 강조해온 공화당 일부도 찬성하고 있으니 1300만여 명에 달하는 불법 이민자들은 기대를 가져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시민권을 얻기까지의 길은 여전히 험난하다.
이민자의 나라 미국은 분명 도전하는 이들에게 꿈을 갖게 한다.
밀항선을 타고 왔든, 체류 기간을 넘겼든 땀흘려 일하면 대가를 얻었고 성공의 테두리를 두를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합법과 불법의 경계선을 엄격하게 그어 놓았다.
합법적인 경로를 밟은 이들에게는 열린 나라지만 불법의 굴레에 있는 이들에게는 가혹한 나라가 됐다.
독립기념일에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시민권을 건네받은 78명은 어찌보면 행운아들이거나 특권층인지도 모른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yoon218@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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