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 부시, 경제해법 시각차(2008.11.12)
선거후 첫 백악관 회동 …FTA 속도 놓고도 의견차 팽팽
미국의 현직 대통령과 차기 대통령이 선거 후 처음 가진 백악관 공식 회동은 경제 현안에 대한 의견 조율이었다.
하지만 핵심적인 현안을 놓고 양측은 팽팽하게 이견을 보여 어느 것에서도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버락 오바마 차기 대통령과 조지 부시 현 대통령은 10일 오후(현지시간) 정권 인계자와 인수자 자격으로 백악관에서 만났다. 배석자를 두지 않은 둘만의 만남 시간도 있었다. 당선 후 시카고에 머물고 있던 오바마는 이날 일부러 워싱턴DC에 비행기로 이동해 왔다가 백악관 방문 후 바로 시카고로 돌아갔다. 부시 대통령은 부인 로라 여사와 함께 현관 앞에 나와 오바마 부부를 마중했다. 나갈 때도 부시 대통령은 차 앞까지 배웅하며 최대 예우를 표했다. 로라 여사는 예비 영부인 미셸에게 대통령 부부 숙소 등 백악관 내부를 소개했다.
이런 우호적이고 화기애애한 겉모습과 달리 부시와 오바마 간 단독 대좌에서는 긴장감이 계속 이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 대변인이나 오바마 정권인수팀 관계자 누구도 이날 회동 내용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이 이날 두 사람의 만남에 대해 유익하면서 건설적이며 우호적이었고, 좋은 분위기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고만 전했다. 첫 상견례로서만 의미를 부여할 뿐 정책 현안에 대해서는 정리된 내용을 브리핑하지 않은 셈이다. 그러나 2차 경기부양책, 자동차업계 지원 방안, 콜롬비아ㆍ파나마ㆍ한국 등 3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의회 비준 등 3대 경제 현안에 대해 부시와 오바마는 강도 높은 설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자동차업계에 대한 정부 지원에 대해 가장 격렬하게 의견을 나눴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차 경기부양책과 관련해 강력한 필요성을 주장한 오바마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기존의 반대 입장을 견지해 성과를 이뤄내는 데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WP는 또 민주당에서 요구하는 경기부양책을 공화당이 요구하는 FTA 처리와 연계하려는 부시 대통령의 입장을 오바마 측이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NYT는 자동차업계에 대한 지원과 관련해 오바마 당선자가 7000억달러의 구제금융 중 일부를 자동차업계로 돌려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부시 대통령은 민주당의 콜롬비아 FTA 반대 입장을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맞섰다고 설명했다.
3대 자동차업체가 미국 경제에서 갖는 비중과 파급력은 관련 통계 이상이다. 빅3가 도산하면 하도급업체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300만명의 실업자가 생길 것이라는 예상이다. 오바마 당선자로서는 자동차업계에 대한 구제 방안을 어떤 방식으로든 마련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한편 오바마 당선자는 차기 정부 각료 인선안을 오는 15일 열릴 G20 경제정상회의 이후에나 발표할 것이라고 스테파니 커터 정권인수팀 대변인이 밝혔다.
오바마는 내년 1월 20일 취임할 때까지 현안에 직접 개입하지는 않을 것임을 밝혀 G20 회의 불참을 공식화한 바 있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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