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움직이는 뉴파워…오바마의 사람들(2008.11.29) | ||||||||||||||||||
이제는 시카고 사단, 블랙 파워 등 과거의 인연은 뒤로 묻혀간다. 오바마는 경제팀 인선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그는 지난 24일 경제팀 인선 내용을 발표하기 위해 직접 나섰다. 재무장관에 티머시 가이트너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 대통령 직속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는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을 지명하면서 그는 "경제가 지금 악순환에 빠졌다"며 "1분도 낭비할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25일에는 연방예산국장에 피터 오스자그 선임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재정 개혁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앞으로 불필요한 재정 지출을 과감히 줄이겠다"고 밝혔다. 26일에는 폴 볼커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을 경제회복자문위원회 의장으로 선임하고 자신의 경제 참모 가운데 핵심인 오스턴 굴스비 시카고대 교수를 위원회의 사무국장에 앉혔다. 오바마 경제팀은 기본적으로 `루비니스트`들이 핵심이다.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을 추종하는 후예들을 의미한다. 브루킹스연구소 산하 해밀턴프로젝트팀에 속했던 인사들도 대거 기용됐다. 오바마가 차기 행정부 인선 내용 가운데 경제팀을 가장 먼저 발표한 것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의지와 비전을 적극 알리기 위한 차원으로 받아들여진다. 외교안보팀의 경우 실용주의적 선택이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했다. 국무장관을 맡기기로 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인선이나 조지 부시 대통령 사람이지만 유임시키기로 한 로버트 게이츠 현 국방장관 선택은 대표적인 실용주의적 결정이다. 정치 실세를 인정해 화합을 유도하는 측면과 함께 `결자해지`를 맡기는 취지의 인선은 어찌보면 의외다. 오바마 사람들의 마지막 축은 백악관 비서진으로 대표되는 핵심 측근 그룹이다. 수석고문에 보임된 피터 라우스 전 톰 대슐 상원의원 보좌관, 선임고문인 데이비드 액설로드, 법률고문인 그레그 크레이그 변호사는 핵심 보좌팀들이다. 대변인인 로버트 깁스도 추가된다. 비서실장으로 내정된 램 이매뉴얼 하원의원과 부실장을 맡은 모나 섯픈, 짐 메시나 등은 일찌감치 임무를 부여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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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팀…`루빈사단` 앞세워 美경제 응급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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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머시 가이트너(47) <재무장관> = "버냉키가 오바마에게 가이트너를 빼앗겼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 티머시 가이트너의 재무장관 내정과 동시에 미국 언론들이 이같이 논평한 것만 봐도 현지에서 가이트너에 대한 신뢰가 얼마큼 큰지 알 수 있다. 오바마 당선자와 동갑내기인 가이트너 내정자는 뉴욕 출생이지만 태국 방콕 국제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등 아시아통으로 알려졌다. 1997년 외환위기 때는 한국에 직접 와서 구제금융안에 서명을 받아갔고 올해 JP모건의 베어스턴스 인수, 리먼브러더스 파산신청, AIG 구제를 주도하는 등 `중재의 귀재`로 알려져 향후 금융위기 해결의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 로런스 서머스(54)<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등과 함께 미국 경제학계의 3대 천재라 불리는 로런스 서머스 내정자는 2001년까지 빌 클린턴 행정부의 마지막 재무장관을 지냈다. 전문가들은 하버드대 총장 출신인 서머스가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통해 경제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 노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28일 증권업계 관계자들과 만찬에서 "금융위기 중에는 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어 강력한 대규모 정책으로 위기를 초기에 수습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 폴 볼커(81) <경제회복자문위원 회의장> =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새롭게 신설된 경제회복자문위원회(ERAB) 의장 내정자인 폴 볼커는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유명하다.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달했던 1979년 지미 카터 대통령 때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에 임명돼 강력한 고금리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을 잡았다. 이 과정에서 본인은 물론 FRB 직원들의 급여와 각종 경비를 삭감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현재 금융위기는 물론 경기침체 이후에 올지도 모를 인플레이션을 막는 데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프린스턴대를 나와 1952년 FRB에 입문해 1975년에는 뉴욕연방은행 총재로 임명됐다. ◆ 오스턴 굴스비(39) <경제회복자문위원회 사무국장> = 본인 나이의 곱절 이상 되는 볼커 의장 내정자와 함께 ERAB에서 미국 경제 개혁을 이끈다. 전문가들은 볼커는 경륜을 바탕으로 자문 역할에 치중하고 굴스비가 실질적인 정책 기획을 맡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2004년 오바마 당선자가 연방 상원의원에 출마했을 때부터 그의 경제 참모로 일해왔다. 자유무역과 균형예산을 중시하는 경제학자로 분류되지만 정부의 시장개입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견해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크리스티나 로머(50) <대통령자문위원회 의장> = 오바마 경제팀의 주요 여성 관료 중 한 명인 크리스티나 로머 내정자는 조세정책 전문가다. 지난해 미국 조세정책과 정부지출 등에 관한 논문만 3편을 발표했던 그는 "감세를 한다고 해서 정부지출이 줄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미국 경제분석국 산하 경기순환위원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감세가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효과에 대해 연구했다. 오바마가 추진하고자 하는 감세정책과 경기부양책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로 분석된다. 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남편과 함께 버클리대학 경제학과 교수로 일했다. ■ 측근 참모…대선캠프 이끈 오랜 정치적 동지들
◆ 데이비드 액설로드(53)<백악관 선임고문> = 오바마와 친분이 가장 깊으면서 오바마 승리에 가장 크게 기여한 인물로 알려진 액설로드는 시카고트리뷴 기자 출신. 기자 초기부터 정치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 1981년 사내에서 가장 젊은 정치평론가 지위에 오르기도 했다. 8년 동안 언론인으로 활동한 뒤 정치컨설팅 업체를 만든 그는 주요 정치인들의 선거 운동 및 이미지 빌딩 작업을 컨설팅했다. 2004년 오바마 밑으로 들어가 이번 선거캠프의 밑그림을 그리는 핵심 역할을 맡았다. 시카고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 피터 라우스(61) <백악관 수석고문> = 19년 동안 톰 대슐 상원의원 보좌관으로 일한 워싱턴 정가의 마당발이다. 2004년부터 오바마 상원의원 보좌관으로 당선인과 호흡을 맞춰온 최측근 인사다. 인수위 공동위원장을 역임했다. 오바마는 라우스에 대해 "결단이 필요할 때 구석구석을 살펴보는 능력이 뛰어나며 그 함의를 잘 알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1971년부터 상원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일본계 미국인으로 하버드 케네디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 외교ㆍ안보…중도적 실용노선Tough & Dir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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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힐러리 클린턴(61) <국무장관> = 중도파로서 오바마가 추진하는 `강력하고(tough) 직접적인(direct) 외교`를 큰 틀에서 실천하는 외교수장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바마와 함께 북한문제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외교를 통한 과감한 대화와 비핵화 달성을 내세우고 있다. 남편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한 방문을 검토할 정도로 대화를 중시했던 영향을 받았다. 힐러리는 공개적인 친 이스라엘 정책 표방으로 중동과 외교적 마찰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예일대 로스쿨 출신 변호사로 클린턴 행정부 말기인 2000년 11월 뉴욕주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 로버트 게이츠(65) <국방장관> = 의회와의 관계가 매끄럽고 이념에 치우치지 않는 국방정책을 수행해온 것이 높게 평가돼 부시 행정부 출신이지만 유임된다. 현재 진행되는 이라크ㆍ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연속성과 안정을 꾀하기 위한 선택이기도 하다. 2006년 12월 국방장관 취임 직전 초당적 모임인 `이라크연구그룹`의 일원으로 이라크에서 단계적 철군을 권고했으며 2007년 캔자스대 연설에서 군사력보다 외교ㆍ경제력을 강조하는 등 오바마 행정부와도 통하는 면이 많다. 인디애나대학 졸업 후 들어간 중앙정보국(CIA)에서 잔뼈가 굵었으며 조지 H 부시 전 대통령 밑에서 CIA 국장을 지냈다. ◆ 제임스 존스(64) <NSC보좌관> = 신장 190㎝의 거구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령관을 지낸 해병대 4성장군 출신. 민주 공화 양당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무당파 안보보좌관이다. 이라크 전쟁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개진했다.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와 막역한 사이로 백악관에서 힐러리 국무장관을 견제하는 역할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2월 40년간 복무한 해병대에서 은퇴한 후 같은 해 미 의회가 설치한 이라크 치안과 군사력 평가위원회 의장을 역임했다. ◆ 데니스 블레어(61) <DNI국장> = 해군 제독으로 태평양함대 사령관을 지내며 여러 하급 부서에 대한 강력한 통솔 능력을 인정받아 CIA 등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할 국가정보국(DNI) 국장에 내정됐다. 34년간 해군에 몸담으며 학구파 해군으로 승승장구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처럼 로드장학생으로 옥스퍼드에서 러시아 관련 석사학위를 땄으며, 퇴임 후 국가안보를 위한 미 정부의 싱크탱크인 국방분석연구소(IDA) 회장을 역임했다. 오바마 상원의원 당시 때때로 안보관련 자문역할을 해왔다. 해군사관학교 출신. ◆ 수전 라이스(45) <주유엔 대사> = 부시 행정부 8년 동안 소원해진 미국과 유엔의 관계를 복원시킬 적합한 인물로 발탁됐다. 국무부 아프리카담당 차관보 출신으로 아프리카는 물론 클린턴 외교의 정책을 꿰뚫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다뤄지는 안건 가운데 상당 부분이 아프리카와 관련된 문제라는 것도 감안됐다. 최초의 흑인 주유엔 미국대사로 미 국가안보를 최우선으로 중시하며 아프리카를 글로벌 경제로 편입시키려는 꿈이 있다. 옥스퍼드 뉴칼리지에서 박사학위를 땄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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