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이스라엘 가자지구 폭격으로 시험대에 올라(2008.12.29) |
이스라엘 내년 2월 총선 앞두고 강경 "가자지구 점령계획은 없다" |
이스라엘이 27, 28일 이틀에 걸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역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을 감행해 280여 명이 사망하고 800명 이상이 부상하는 등 이 지역에서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후 41년 만에 최대 규모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긴급회의를 열고 분쟁 종식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국제사회가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날 각료회의에서 예비군 6500명의 동원령을 승인하고 가자지구 접경지대로 지상군 병력을 집결시키는 등 지상작전에 돌입할 태세에 들어갔다. 이번 공습은 지난 6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체결한 6개월 휴전협정이 끝난 뒤 8일 만에 발생했다. 가자지구와 국경을 맞댄 이집트가 중재자로 나섰으나 양측에서 신뢰를 잃어 실패로 귀결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치피 리브니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28일 이틀간의 대공습 후 가진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점령할 계획이 없다"며 "하마스 지도자들이 무기를 밀수하고 병력을 키움에 따라 공격한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BBC는 27일 인터넷판에서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 온건파인 집권당이 내년 2월 10일 총선에서 패배하지 않기 위한 정치적 행보"라고 보도했다. 인남식 외교안보연구원 안보통일연구부 교수는 "이스라엘은 북쪽으로 헤즈볼라, 남쪽으로 하마스, 동쪽으로 이란이라는 삼각 위협에 처해 있다"며 "적어도 하마스에 강경노선을 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권력 공백도 이스라엘이 공습을 앞당긴 원인으로 지목된다. 미국은 이스라엘 최대 맹방이지만 오바마 당선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기대감은 그리 높지 않다. BBC는 오바마 당선인이 조지 부시 대통령보다 친팔레스타인 정책을 펼 것이라는 게 이스라엘 측 분석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역시 "이스라엘의 공습은 며칠 전부터 예상됐으나 막상 실행될 줄은 몰랐다"며 "중동 긴장감이 이스라엘 집권당과 하마스 내부에 득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공습으로 중동 지역에 긴장감이 더욱 고조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AP통신은 "팔레스타인 온건파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통치하는 서안지구도 시민들이 동요하는 등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서안지구는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 수반이 통치하고 있으며 가자지구는 하마스가 18개월 전부터 사실상 통치하고 있다. 현재 시리아에서 망명 활동 중인 하마스 최고지도자 칼리드 미샤알은 이날 "시온주의 적에 대항해 제3차 인티파타(봉기)를 전개해 달라"고 요르단강 서안 팔레스타인인들에게 호소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28일 오전 각료회의를 열고 예비군 6500명의 동원령을 승인했다. 이스라엘군 관계자는 이미 가자지구 접경지대와 인접한 마을들에는 예비군들이 배치됐다면서 새로 동원되는 예비군들은 정규군의 작전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일간 하레츠에 말했다. 가자지구 접경지대에는 보병부대와 기갑부대들이 속속 집결하는 게 관측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7일 오후 긴급회의를 열고 가자지구 사태를 논의했다. 유엔 안보리는 회의를 마친 후 발표한 성명에서 "모든 폭력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가자지구에서 모든 군사행동을 즉각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러시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도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모두 폭력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오바마 외교 시험대에 올라 가자 지구에서 벌어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무차별 공습으로 인한 충돌은 취임을 한 달여 앞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또 하나의 외교 역량 시험대가 될 것 같다.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정책 현안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 정착을 포함시켜 놓았지만 아직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기 전에 이번 사태가 터졌기 때문이다. 오바마 측은 이번 사태 후 당장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27일(현지시간)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가자 지구 사태에 대해 전화로 논의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오바마는 외교정책에 관한 한 `현재 미국 대통령은 한 사람`이라며 조지 부시 현직 대통령 중심으로 정책이 수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바마의 국가안보담당 대변인인 브룩 앤더슨은 "오바마가 가자 지구 상황 등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만 밝혔다. 오바마가 하마스에 대해 직접 비난이나 공격 자제 언급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부시 행정부는 일단 이번 사태에 대해 하마스 측에 책임이 있다며 비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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