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맞은 오바마, 북한엔 안먹힌 스마트외교(2009.4.28)
북한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스마트 파워 외교정책에서 예외 지대로 취급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이후 국제 외교 무대에서 자신이 내건 대화와 공존의 철학에 입각한 `스마트 파워 외교`를 하나하나 실천에 옮기고 있다. 힘과 일방주의로 치장했던 전임 조지 부시 대통령 외교와는 확연하게 달라진 모습이다.
취임 후 첫 단독 인터뷰로 아랍권 방송사를 선택해 "미국인은 모슬렘의 적이 아니다"고 선언하면서 이슬람 세계에 손짓했다.
또 쿠바에 지난 48년간 내걸렸던 여행ㆍ송금 제한을 완화했다. 미국에 대해 적대적 언행을 불사하는 이란에 대해서도 유화적 언사로 껴안고 있다. 미주 정상회의에서는 반미 전선의 선봉에 있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악수도 했다.
하지만 스마트 파워 외교가 북한에는 통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우선 오바마 행정부에서 내민 화해의 손길을 거부했다.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강행하고 6자회담 복귀를 거부하는가 하면 핵시설 재가동마저 선언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 문제를 전담하는 대북정책 특별 대표직을 신설해 거물급인 스티븐 보즈워스 전 대사를 앉혔지만 북한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그의 방북 의사 타진에 북한은 한마디로 거절해버렸다.
이에 대해 대북한 정책이 아직 제대로 정리되거나 준비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국무부에서 대북한 정책을 총괄 지휘할 동아시아ㆍ태평양 담당 차관보에 커트 캠벨 전 국방부 부차관보가 일찌감치 내정됐지만 발표는 지난 23일에야 이뤄졌다.
실무 총괄 라인도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 문제는 우선 순위상 뒷순번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오바마 대통령의 스마트 파워 외교는 상대를 인정하면서 대화를 통해 해법을 찾자는 것이다.
빗장을 닫아걸고 미국과 대화조차 거부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스마트 파워 외교를 걷어버릴 것인가, 막후 조율을 거쳐 북한과 미국 간 양자 대화가 전격적으로 성사될 것인가. 결국 오바마 취임 100일을 넘긴 뒤 대북 정책은 어떤 모양으로 나올지 주목해봐야 한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
'미국의 대외 관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바마, 의회와 `관타나모` 힘겨루기(2009.5.24) (0) | 2015.08.06 |
---|---|
오바마 외교정책 막후 10人(2009.5.23) (0) | 2015.08.06 |
미주정상회의 참석한 오바마 절반의 성공(2009.4.21) (0) | 2015.08.05 |
오바마, 중남미를 향한 스마트 파워 외교 나서(2008.4.18) (0) | 2015.08.05 |
미, 쿠바 여행·송금 제한 완화(2009.4.15) (0) | 2015.08.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