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교수는 2006년 IMF연차총회에서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가 세계 경제에 재앙을 몰고 올 것이라고 예견해 떴다.
옥스퍼드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딴뒤 30세에 교수로 임용됐다. 옥스퍼드대 재학때 취미로 황석영의 소설을 영역해 출간할만큼 문학적 재주도 가졌다. 학부시절 1학년때 성적을 기준으로 1% 이내 학생에게만 주어지는 3개 분야(역사학, 철학, 경제학) 복수 학위에 도전 자격을 얻기도 했다. 공인받는 수재여야 가능하다.
그의 논문은 각국 중앙은행에서 매뉴얼처럼 읽히고 있다. 영란은행 고문을 지냈고, 뉴욕 연방은행의 자문역도 역임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보좌관으로 1년 일하면서 외환규제 3종 세트(선물환포지션 규제·외국인 채권투자 과세·외환건전성 부담금) 도입에 앞장섰다. 덕분에 외환리스크를 많이 줄였다. 올해 54세이니 경륜도 충분하다.
신 교수는 공급 중시 학자들이 홀대하는 금융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박사학위 논문도 투기자본의 외환시장 공격에 대한 당국의 대응을 다뤘다. 각국 중앙은행간의 정책공조를 확대하기 위해 국제통화정책위원회 설립을 서두르자고 그는 주장한다.
![]() <내년 3월 임기를 끝내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후임으로 신현송 프린스턴대 교수가 후보로 거론된다. 국제결제은행(BIS)이 내년 5월부터 신교수를 조사국장 겸 경제자문역으로 영입키로 했다고 발표해 다소 멀어진듯 하지만 두고 볼 일이다. 위기를 예측하며 유명세를 얻은 스타 경제학자들이 정책담당자로 속속 변신하고 있는데 그들의 성공 여부도 주목거리다. 신교수가 지난 2009년 매일경제 주최 제10회 세계지식포럼에서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
올해 50세인 그는 40대초반에 IMF 수석이코노미스트로 발탁됐다. 2005년 금융위기를 예견하며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에 대응을 촉구했다. 3년후 위기는 실제로 터졌다. 이코노미스트지는 2011년 시카고대 교수였던 그를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로 선정했다.
십수년전 재무장관으로 외환위기를 헤쳐나간 경험있는 맘모한 싱 인도 총리는 이런 라잔을 중앙은행 총재에 기용했다. 올들어 달러대비 루피화 가치 폭락으로 인도가 신흥국 新외환위기의 본거지라며 궁지에 몰린 와중이다.
라잔은 첫날 대대적인 금융·통화개혁안을 발표했다. 인도 시중은행이 보유한 해외거주 인도인의 달러 예금이나 국외 차입한 달러를 중앙은행에서 싼 금리로 루피와 스와프 해주기로 했다. 다음날 루피화는 하락세에서 벗어났다. 주가도 오름세로 돌아섰다.
그는 명저 `폴트 라인`에서 경제위기가 소득불평등에 뿌리를 두는만큼 강력한 정치적 힘에 뒷받침된 개혁만이 균형을 회복할수 있다고 설파했다. 저금리라는 체제유지를 위한 포퓰리즘 정책이 위기를 촉진했다고 주장했다. 그의 지론으로 보면 라잔 총재는 일단 고금리 정책으로 루피화 안정부터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의 포퓰리즘 정책과도 싸워야 할거다.
리먼 사태후 미국은 벤 버냉키 FRB의장을 내세워 헬리콥터에서 돈뿌리기로 대처했다. 17~18일(현지시간) 열리는 FOMC회의에서 그동안의 양적완화를 이제 축소한다고 선언할지 세계가 주목한다. 일본은 아베노믹스로 따라갔다. 재정위기에 허덕이던 유럽도 7분기만에 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섰다. 인도, 인도네시아 등 경상수지 적자에 허덕이는 신흥국에는 다시 외환위기 조짐이 일고 있다. 리먼 사태후 5년을 맞는 지금 선진국이든 신흥국이든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섣불리 자신하지 못한다. 위기를 예측했던 경제학자들은 아직도 진행형이라고 말한다. 위기가 이어지는 한 이들의 행보는 계속 주목을 끌 것이다. 또 다른 스타 경제학자였던 로런스 서머스 전 하버드대 총장은 버냉키 FRB의장 후임으로 거의 접근했다가 빗발치는 비판여론에 어제 스스로 고사해버렸다. 중앙은행 수장이나 정책담당자로 변신한 라잔과 신현송에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계속 이어질까. 훈수꾼에서 정책 집행자로 변신했는데 과연 연착륙에 성공할까. 글이나 읽었을뿐 세상일엔 서투른 선비(書生)에 불과했다는 아쉬운 평가를 듣지는 말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