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저축은행 명칭에서 '은행' 빼는게 옳다(2012.9.26.)

joon mania 2015. 8. 13. 08:30
저축은행 명칭에서 '은행' 빼는게 옳다(2012.9.26.)
 
상호저축은행 명칭을 과거의 상호신용금고로 환원하자는 관련법 개정안이 오늘 국회 정무위에 올려져 다뤄진다.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 등이 현행 상호저축은행이라는 명칭이 일반 은행과의 구분을 모호하게 할 뿐만 아니라 저축은행을 우량한 금융기관으로 오인하게 할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발의한 법안이다. 
그동안 영업정지된 부실 저축은행들이 보여준 불법행위와 그에 따른 폐해는 널리 알려져 있다. 국회 자료에 의하면 2010년 이후 구조조정됐거나 진행 중인 15개 저축은행의 불법ㆍ부실 대출액이 1조8000억원에 이를 정도이니 서민 금융기관을 표방해놓고 서민들의 피땀 어린 돈을 얼마나 유린했는지 알 수 있다. 지난해 이후에만 자산 규모 1조원 이상 대형 29곳 중 13곳이 영업정지 당했고 그 여파로 전체 자산 규모는 2010년 말 87조원에서 지난 6월 말 기준 51조원으로 41%나 줄어들었다. 
저축은행중앙회와 업계에서는 영업이 이렇게 위축되고 있는데 명칭마저 변경하면 신뢰성까지 떨어뜨린다며 재고를 요청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저축은행 사태는 부실 경영과 무리한 자산 늘리기, 대주주의 도덕적 해이에다 대출한도 확대나 계열화 허용 같은 규제 완화 그리고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감독당국의 무능에 큰 원인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름에 모든 문제가 걸려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니 명칭 변경을 저축은행 사태의 수습책으로 볼 일은 아니다. 하지만 피해 보상을 요구하며 아직도 농성 중인 저축은행 예금자 가운데 일부 노인 고객들은 시중은행으로 알고 돈을 맡겼다고 얘기하는 걸 보면 착각할 만한 오해는 없게 하는 게 맞다. 
그렇다고 상호신용금고라는 옛 이름으로 돌아가려는 발상도 재고해야 한다. 1970년 이전 일본 서민 금융기관이었던 '상호은행'과 '신용금고'를 조합한 명칭은 이제 너무 낡아보인다. 대신 저축금융회사나 상호저축금융회사, 서민저축금융회사 등 서민 금융기관으로서의 기능과 성격을 반영한 이름도 있으니 고려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