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업 '어닝쇼크'가 고용ㆍ투자에 미칠 악영향(2012.10.26.)

joon mania 2015. 8. 13. 09:04
기업 '어닝쇼크'가 고용ㆍ투자에 미칠 악영향(2012.10.26.)
 
주요 기업의 3분기 영업실적이 '어닝 쇼크' 수준이어서 갈수록 심각해지는 경제 상황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듯하다. 몇몇 기업을 빼고는 대부분 전년에 비해 맥을 못 추면서 온통 빨간불이 켜져 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 52조원의 매출에 8조100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어제 발표된 현대차는 3분기 매출 19조64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조558억원으로 3.0% 늘어 그나마 선방했다. 반면 포스코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17.6% 줄었고 매출액은 7.2% 감소했다. 현대중공업은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5% 급감하면서 창사 이래 처음 명예퇴직을 실시할 정도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빼고는 국내 기업 전반에 암울한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업종별로도 조선, 해운, 철강, 기계 등 수출 업종과 통신, 항공, 은행 등 내수 업종을 가리지 않고 어렵다. 수출과 내수에서 동시에 나타난 부진 때문에 일찌감치 예상됐지만 전망치에 비해 훨씬 안 좋다는 데 문제가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이런 수치가 반영돼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7.4%를 보인 뒤 바닥론이 나오고, 미국도 3분기 저점을 찍고 4분기부터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아직 세계 경제 회복세를 거론하기에는 일러 보인다. 최근 나온 미국 기업들의 3분기 실적도 쇼크 수준에 가까웠다. 최대 인터넷업체 구글의 3분기 순이익은 21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순익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1% 줄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내년 세계 경제에 최악의 국면을 의미하는 '퍼펙트 스톰'이 불어닥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하고 있다. 
오늘 확정치가 나오지만 우리의 3분기 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1%대로 곤두박질칠 것이라는 예상이다. 4분기에도 기업들의 영업환경은 결코 녹록지 않다. 원화값 강세는 수출기업들의 경쟁력을 깎아 먹을 것이다. 대선과 그 이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내수를 위축시킬 것이다. 무엇보다 기업들이 어닝 쇼크로 인해 움츠러들어 고용과 투자에 소극성을 보인다면 이는 미래 성장동력을 잃게 하는 일이다. 기업들의 실적에 담긴 심각성을 제대로 읽고 미리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