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필동정담] 22번째 국립공원(2016.5.6.)

joon mania 2016. 5. 8. 11:34

[필동정담] 22번째 국립공원(2016.5.6.)


국립공원 지정 목적은 두 가지다. 유서 깊은 사적지나 자연 경치 및 희귀한 동식물을 보호하는 게 첫째이고, 대표적인 풍경지를 잘 가꿔 국민의 휴양과 정서 생활에 도움을 주는 게 둘째다.

세계 최초로 지정된 국립공원은 미국의 옐로스톤으로, 1872년 지정됐다. 1890년 요세미티, 1919년 그랜드캐니언을 추가해 33개까지 늘렸다. 캐나다도 미국을 뒤따라 1885년 캐나디안 로키산 밴프를 국립공원으로 처음 지정했다. 프랑스 첫 국립공원은 1927년 지정된 카마르그였다. 일본은 1933년 운젠, 아소, 닛코 등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했다. 1935년 당시 조선총독부가 금강산과 백두산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려고 검토했지만 실현되지 못했다.

우리의 첫 국립공원은 1967년 지정된 지리산이다. 이후 한려해상, 경주, 계룡산이 추가됐고 설악산, 한라산, 속리산, 내장산 등이 뒤를 이었다. 1988년 변산반도와 월출산이 각각 19번째와 20번째 국립공원의 영예를 얻은 뒤 뜸하다가 2013년 무등산이 21번째로 올랐다.

지난달 15일 태백산이 22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1999년, 2011년에 이은 세 차례 시도 끝에 성공했다. 태백산은 백두대간 중심부로 생태적·역사적 가치에서 국립공원 반열에 오를 만했지만 늦었다.

국립공원에 지정되면 찾는 이가 더 늘어 관광수입 증대 등 경제적 이익을 기대한다. 무등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후 인근 평촌마을 등을 찾는 탐방객이 이전보다 5배 늘었고 마을 공동수익은 6배나 늘었다고 한다. 국립공원 등극을 좋아만 할 줄 알았는데 정작 지역 주민들 중에는 반기지 않는 이들도 있다. 태백시 상공회의소는 사유재산권 침해와 개발 제한 등으로 지역경제에 되레 부정적 영향이 크다며 반대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결국 심하게 반대한 지역은 실제 공원구역 지정에서 제외해 마찰의 소지를 아예 줄였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이나 박보환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의 얘기를 들어보면 정부 쪽도 과거와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국립공원 지정으로 관광객의 편의를 높이는 점도 있겠지만 그동안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자연을 정화하고 생태축을 보전하는 데 더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태백산 국립공원 지정과 함께 훼손된 지역을 우선적으로 복원하고 제 모습을 잃은 경관을 되찾는 사업부터 하겠다니 반가운 일이다.

[윤경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