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외교 접촉의 단계(2018.3.14.)
실무급 논의를 통해 의견을 모으면 공식 대표를 내세워 대화(talk)에 들어간다. 우리말 표현상 대화로 번역돼 가볍게 보일 수 있지만 정부 간 대화는 대표끼리 대좌하는 공식 회담이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미 간에 일대일 줄다리기만 하다가 중국·일본·러시아·한국을 끌어들여 2003년 8월부터 시작해 2005년 9·19 공동선언을 도출했던 6자회담의 영어 명칭은 `six-party talks`였다.
대표 간 회담에서는 세부 사항을 놓고 교섭(negotiation)과 협의(dialogue)를 통해 치열한 줄다리기가 벌어진다. 대화나 회담은 교섭과 협의의 전 단계이면서 더 포괄적인 차원이다. 최종 단계인 수뇌 간 만남은 정상회담(summit meeting)으로, 마지막 한두 가지 쟁점만 정리하는 화룡점정으로 보면 된다. 우리말로는 쉽게 구별되지 않는 비슷한 표현인데 영어에서는 각각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를 갖는 외교 용어들이다.
국가 간 외교 접촉에는 내용만큼이나 형식과 절차를 이렇게 구분해 따진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이나 북·미정상회담은 워낙 빨리 진행되는 만큼 사전에 거쳐야 할 단계를 훌쩍 건너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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