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필동정담] 수영선수 이주호(2018.8.24.)

joon mania 2018. 8. 23. 17:17

[필동정담] 수영선수 이주호(2018.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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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후 6일째인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보는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다. 펜싱 에페에서 `할 수 있다` 투혼을 보여 올림픽 스타로 떴던 박상영의 안타까운 은메달 때문이 아니다. 손흥민의 병역 문제에 사활을 건 듯 기대와 실망을 번갈아 던지는 남자 축구 때문도 더욱 아니다. 수영 종목에서 보여주는 남녀 선수들의 가능성 때문이다.
대회 첫날 맨 먼저 이주호 선수가 동메달로 문을 열었다. 남자 배영 100m였다. 그는 객관적인 기록에서 앞선 1·2위를 따라잡기는 힘들다고 생각했지만 일본 선수와 3·4위 경쟁에서 지고 싶지 않았다고 당차게 말했다. 하루 뒤 남자 배영 50m에서도 강지석 선수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배영은 중국, 일본에 항상 한국이 밀리던 분야인데 이주호와 강지석 같은 젊은 선수의 분투에 희망과 기대를 갖게 됐다. 21일에는 여자선수들이 이어받았다. 400m 개인 혼영에서는 김서영이 은메달을, 100m 접영에서는 안세현이 동메달을 차지했다. 22일에는 남녀 혼성 혼계영 400m에서 동메달이 추가됐다. 이주호-문재권-안세현-고미소로 이뤄진 팀이다. 수영 단체전에서 처음 얻은 메달이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처럼 여러 종목을 겨루는 대회에서는 육상이나 수영 같은 기초체력에 바탕을 둔 분야에서 스포츠 강국의 면모가 드러난다. 이번에도 중국과 일본은 압도적 우위다. 아시안게임 40개 종목 가운데 육상에 48개, 수영에 41개씩의 금·은·동 메달이 각각 배정됐으니 다른 종목보다 훨씬 큰 비중이다.

중국의 수영 강자 쑨양은 자유형 200m 우승으로 명성을 확인시켰다. 2014년 약물 양성반응으로 3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지만 여전히 아이돌 스타 같은 인기를 끈다. 일본 선수로는 18세 여고생 이케에 리카코가 떠올랐다. 이케에는 자유형 100m, 접영 50m 등 4개 금메달과 1개 은메달을 따냈고 7관왕을 노린다. 일본 수영의 미래를 짊어진 대들보다.

우리에게도 20대 초반의 이주호, 강지석, 김서영, 안세현 등 든든한 대들보가 있다. 박태환 이후 누가 빈자리를 채울까 걱정했는데 기우였던 것 같다. 오늘은 400m 혼영 은메달을 땄던 김서영이 자신의 주종목 200m 혼영에 도전한다. 수영에서 한국 선수들의 분전을 보며 아시안게임을 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