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간병인 없는 입원실(2018.7.27.)
병원 입원실에 문병을 가면 환자와 보호자가 뒤섞여 있는 혼잡한 모습부터 마주친다. 다인실에선 한쪽에서 식사시간과 상관없이 음식도 까먹는다. 비릿한 반찬 냄새에 옆사람 배려는 전혀 없는 휴대폰 통화까지 섞이면 혼잡하기 이를 데 없는 도떼기시장과 흡사하다.
최근 찾아간 서울시립 서울의료원은 이런 풍경과는 딴판이었다.
최근 찾아간 서울시립 서울의료원은 이런 풍경과는 딴판이었다.
병실엔 환자들밖에 없었다. 면회나 문병은 하루 2번 정해진 시간에만 허용한다. 간호사가 일정 간격으로 환자의 상태를 점검한다. 조무사가 옷을 갈아입히거나 기저귀를 갈아준다. 환자가 간호사를 부를 수 있는 호출 시스템과 환자를 멀리서도 간호사가 살펴볼 수 있는 모니터를 두고 있다.
그곳에선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제공한다. 간호사와 간호보조사가 팀을 이뤄 간호부터 간병까지 다 해주는 시스템이다. 보호자가 환자와 함께 병실에서 먹고 자며 옆에 붙어 있는 간병 문화를 바꾸려는 것이다. 2013년 7월부터 시작됐으니 다른 병원에도 확산되고 정착됐을 만한데 더디다. 처음엔 시범 시행을 하며 국고에서 비용을 지원했다. 2015년부터는 건강보험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상급 대학병원 13곳, 종합병원 112곳 등 대형 병원과 지방 소재 중소병원까지 200곳에서 시행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말까지 400곳으로, 2019년까지는 전국 모든 병원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환자 입장에서는 간병비 부담을 크게 던다. 하루 7만~9만원에 이르는 개인별 간병비를 입원비를 포함해 2만원 남짓으로 줄이니 환영할 일이다. 문제는 건강보험에서 재정을 감당할 수 있느냐다. 무엇보다 입원자 수요에 맞춰 간호와 간호조무 인력을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 현행 의료법상 종합병원급에서는 간호사 1명이 병상 12~14개를 담당하는데 얼핏 계산해도 현재보다 2배의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환자 입장에서는 간병비 부담을 크게 던다. 하루 7만~9만원에 이르는 개인별 간병비를 입원비를 포함해 2만원 남짓으로 줄이니 환영할 일이다. 문제는 건강보험에서 재정을 감당할 수 있느냐다. 무엇보다 입원자 수요에 맞춰 간호와 간호조무 인력을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 현행 의료법상 종합병원급에서는 간호사 1명이 병상 12~14개를 담당하는데 얼핏 계산해도 현재보다 2배의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건강보험으로 개인 부담 간병비를 메우는 것이니 다른 부문의 지출을 줄이든가 건강보험료를 올려야 할 수도 있다. `문재인케어`에는 간호간병종합서비스 완성도 포함돼 있다. 쓸 돈에 우선순위를 매겨야 한다면 간병인 문화를 바꾸는 이 사업에 한 표 던지고 싶다. 전국 어느 병원에서나 서울의료원처럼 쾌적한 병실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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