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中日 정상회담 동북아 갈등 씻는 계기 되길 (2014.11.10.)

joon mania 2018. 12. 2. 17:44

[사설] 中日 정상회담 동북아 갈등 씻는 계기 되길 (2014.11.10.)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번주 베이징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별도로 정상회담을 한다고 발표했다.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집단자위권 행사,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분쟁으로 양국이 첨예하게 대립해왔는데 조심스럽게나마 실마리가 마련된 셈이다. 정치적으로 대립하면서도 현실에서는 국가 실리를 추구하겠다는 외교의 양면을 여실히 보여준다. 여하튼 이번 중·일 정상회담이 갈등 기류 가득한 동북아 정세에 화해와 공조의 바람을 불어넣는 계기가 된다면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중국의 갑작스러운 선회는 일본을 둘러싼 동북아 국가 간 줄다리기에서 우리를 어정쩡한 처지로 몰아넣고 있다. 영유권 분쟁으로 한·일 관계에 못지않게 첨예했던 중·일 갈등에는 한국이 중간자로서 외교적 가치를 높이기도 했는데 그런 입지도 위축될 판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와 동아시아 정상회의에 이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어제 오후 출국했다. 일련의 다자외교 속에 강대국 사이에서 한국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지혜를 보여줘야 한다.
중·일 간에 조건 없는 정상회담 개최를 요구해온 일본은 이번에 센카쿠열도 분쟁을 인정하되 해결은 뒤로 미루는 방안을 수용하고,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더는 참배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는 등 적극성을 보였다고 한다. 한국과 중국 정상만 못 만나고 있는 상황을 풍자한 이른바 '도넛 외교'를 탈피하려는 아베의 노력이라면 이젠 한국에도 성의를 보여야 할 것이다. 우리로서는 외교부가 굴욕외교라는 비난까지 받아가면서 독도 입도지원센터 건립을 보류하는 등 일본과 관계를 개선하려는 신호를 보낸 바 있다. 일본도 양국 간 현안인 위안부 문제에 진일보한 태도를 보임으로써 물꼬를 터야 한다. 양국 관계 정상화는 단지 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넘어서는 절실한 문제다. 일본 내 혐한 기류나 한국 상품 배척 등 경제와 문화 분야로 번지는 불필요한 갈등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