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반기문 총장 유엔수장 전념토록 내버려두자 (2014.11.6.)

joon mania 2018. 11. 30. 18:00

[사설] 반기문 총장 유엔수장 전념토록 내버려두자 (2014.11.6.)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국내에서 제기되는 소위 '대권 대망론'에 대해 강력히 부인하고 나섰다. 어제 사무총장실 명의로 언론 대응자료를 직접 배포해 밝힌 것인데 "일부 정치권과 언론에서 향후 국내 정치 관련 관심을 시사하는 듯한 보도를 하지만 전혀 아는 바 없고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고 공식 입장을 전했다. 최근 한 여론조사기관은 차기 대선주자를 묻는 조사에서 반 총장이 월등한 차이로 지지율 1위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후 새누리당 친박 의원들은 한 세미나에서 2017년 대선에 반 총장 후보 영입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에 질세라 새정치민주연합 측도 반 총장과의 접촉을 내비치며 경쟁적으로 구애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반 총장은 5년 임기를 한 차례 거치고 연임에 성공해 8년째 재직 중이며 2016년 말 두 번째 임기를 마친다. 그의 유엔 사무총장 등극은 짧은 기간에 눈부신 경제 발전과 민주주의를 달성해 국제사회에서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인정받은 대한민국의 위상이 반영돼 가능했다. 불편부당한 위치에서 국제사회 전체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유엔 사무총장의 직분을 감안하면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이렇게 국내 정치에 연계시키는 것은 결코 적절하지 않을 것이다. 반 총장이 지적한 대로 국제사회는 각종 분쟁과 테러 위협, 그리고 에볼라 사태와 자연재해 등 유례없이 많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엔 사무총장에 대한 자국 정치권의 일방적인 구애와 흔들기, 언론의 과장 보도가 이어진다면 유엔 회원국과 사무국 안에서 불필요한 의문이 제기될 게 뻔하다. 이런 일로 흔들리다 보면 사무총장으로서 직무 수행에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될 것임은 익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설사 반 총장이 퇴임 후 정치적 행보를 한다면 그건 그때 가서 논하면 될 일이다. 눈앞의 이해득실만 따지는 정치권의 단견이 어렵게 키운 국제외교 빅샷의 입지를 흔드는 우를 범하면 되겠는가. 지금은 반 총장이 국제 외교 무대에서 존경과 신뢰를 받으며 본연의 직분을 다하도록 모국의 정치권과 언론이 충심으로 도와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