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슈퍼달러가 촉발한 글로벌 금융시장 동요(2015.3.12.)
요즘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의 강세 현상이 거침없다. 어제 유로화는 도쿄 외환시장에서 한때 1.067달러를 기록해 2003년 4월 이후 12년 만에 최저치에 도달했다. 달러 대비 엔 환율은 121.49엔까지 치솟았다. 원화값도 달러당 1126.5원까지 갔다. 달러가 다른 통화에 비해 하루 새 1% 이상 급등하면서 유가 등 상품 가격도 급락했다. 예상보다 강한 경기 회복세로 미국 중앙은행이 결국 상반기 중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에 따라 나타난 현상이다. 다음주 열릴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인내심'이란 단어를 삭제하고 본격적인 금리 인상 단계로 진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 바람에 지난 10일(현지시간) 뉴욕 다우지수는 1.85% 급락했고, 런던 FTSE100지수는 2.52%나 추락했다. 외환, 상품, 주식 등 세계 금융시장 전반에 소용돌이가 일고 있는 상황이다. 슈퍼 달러라는 용어까지 다시 등장시킨 강(强)달러 현상은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전면적 양적완화(QE) 실시로 당분간 더 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ECB는 이달부터 월 600억유로 규모의 국채 매입을 개시했다. 유로화 가치는 ECB의 양적완화 정책 발표에 요동치기 시작해 이미 지난 연말 대비 8.4%나 떨어졌다. '1유로=1달러'인 이른바 패리티 진입은 시간문제다. 달러화의 나 홀로 급등은 글로벌 환율전쟁을 심화시킬 것이고, 상품 가격 약세와 주식시장 하락을 부추길 수 있으니 간단치 않은 일이다. 달러 강세와 미국 금리 인상이 동시에 이어지면 전 세계에 깔려 있던 달러가 미국으로 회수돼 이로 인한 신흥시장의 금융위기를 부를 수 있다. 우리는 외환보유액이 3624억달러에 달하고 35개월째 경상수지 흑자를 이어가지만 달러 유출입에 전혀 제한이 없으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올 1분기 달러 대비 원화 환율 변동폭은 작년 2분기에 비해 2배가량 커졌다. 강달러는 대미 수출 경쟁력을 높이겠지만 EU나 다른 지역에서는 불리해지는 만큼 무조건 반길 일만은 아니다. 강달러가 세계경제에 몰고올 다방면의 후폭풍에 긴장하며 대비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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