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로봇 강대국 되려면 대기업들이 투자 더 늘려야 한다(2015.6.10)

joon mania 2018. 12. 4. 16:26

[사설] 로봇 강대국 되려면 대기업들이 투자 더 늘려야 한다(2015.6.10)


      

국산 로봇 휴보의 국제재난로봇대회 우승은 한국 로봇 기술을 세계에 과시한 자랑스러운 일이었다. 그렇지만 로봇 산업은 기계, 전자, 화학, 소프트웨어 등 각 분야가 망라된 융합 산업이어서 한국이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강국으로 대접받지는 못하고 있다. 로봇 산업의 바탕과 주변 인프라스트럭처가 함께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로봇 기업들은 세계 상위권 기술력을 가졌음에도 판로 개척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승부를 벌이기에는 덩치가 작아 고전하는 게 현실이다.
로봇 산업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세계 로봇 시장은 2007년 이후 연평균 11%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향후 5년 내 로봇 시장이 현재 글로벌 가전 시장 규모인 70조원 수준에 이를 것이란 예상도 있다. 로봇 시장은 이미 성숙 단계에 이른 산업용 외에 신규 수요가 무궁무진한 서비스용 로봇으로 나뉘어 발전하고 있다. 1인 1로봇 또는 1가구 1로봇 시대가 곧 열릴 것이라는 기대다. 이런 추세에 맞춰 미국 구글이나 아마존, 일본 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대기업들의 로봇 산업 투자는 파격적이다. 구글은 지난해 9개월 새 미국과 일본의 로봇·인공지능 업체 15개를 사들였을 정도다. 소프트뱅크는 프랑스 로봇 기업 알데바란로보틱스를 인수해 세계 최초 인공지능 양산 로봇인 페퍼를 출시했다. 한 대당 가격도 우리 돈 180만원에 불과하다. 중국도 제조업 자동화에다 상승하는 인건비 부담을 줄이려 로봇에 과감한 투자에 나선다. 로봇 관련 벤처기업만 4000개를 웃돌 정도다.
로봇 산업이 미래 성장 주력으로 이렇게 급부상하는 데도 우리는 머뭇거리기만 하는데 뒤늦게 따라가려 하면 부담도 훨씬 커지고 기회도 멀어진다는 걸 알아야 한다.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장기 투자가 가능한 대기업과 상용화 기술을 개발한 전문 중소기업,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대학이 유기적으로 엮여야 한다. 여기에 정부가 우선순위를 갖고 거시적 관점에서 생태계를 조성하면서 지원해야 한다. 정부와 산학연이 하나를 이뤄 체계적으로 움직이면 로봇 산업에서 제2의 삼성전자를 키워낼 수 있을 것이다. 정부가 주요 산업에 로봇 비즈니스를 확대하기 위한 로드맵을 7~8월께 발표한다니 이를 대한민국 로봇 산업 육성의 출발점으로 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