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메르스發 실물경제 충격 세월호 짝 안나게 하라(2015.6.4.)
확산되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소비 위축 등 실물경제에 직격탄으로 작용해 지난해 세월호 사고 후 빚어진 후유증을 되풀이할 것 같아 걱정이다. 가뜩이나 안 좋던 내수가 유통, 외국인 관광, 공연 업계를 중심으로 벌써 싸늘해지는가 하면 다중이 모이는 장소 출입을 꺼리면서 오락, 음식, 공연계 등도 타격을 받고 있다. 중국과 대만 등 유커 수천 명이 속속 예약을 취소했다. 기업체 수련회나 초·중·고교의 수학여행 및 체험학습도 미루고 있다. 메르스 공포가 불거진 뒤 화장품주, 여행주, 항공주 등의 주가는 평균 10%가량씩 폭락하고 있다. 한국에 대한 신뢰 실추로 수출마저 악영향을 받는다면 우리 경제가 내수와 수출에서 모두 엎친 데 덮친 격이 된다. 세계적으로 유행한 전염병이 해당 지역이나 국가의 경제를 발목 잡았던 전례는 많았다. 2003년 사스 창궐 때 중국은 1분기 10.3%의 고성장세에서 2분기 7.9%로 급락해 2.4%포인트나 성장률 추락을 경험했다. 홍콩은 그해 2분기 -0.9%, 대만은 -0.7%로 중화권 국가 전반에 찬바람이 불었다. 당시 사스가 중국 경제에 미친 손실은 2100억위안(약 38조원)에 이른 것으로 추산됐다. 우리도 신종플루가 확산되던 2009년 3분기 성장률이 0.9%에 그쳐 4분기 4.8%에 비교하면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여행업 매출액이 전기 대비 25%나 급감했고, 놀이공원과 주점업 등은 각각 7%대 감소세를 보였다. 세계은행(WB)은 신종플루의 경제적 피해가 전 세계적으로 4000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이번 메르스의 경제적 손실은 아직 크지 않다. 하지만 관광 등 연관 업종의 생산 감소가 20조원까지 이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그럴 경우 직간접 고용 감소는 40만명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 발짝 비켜 있었던 사스나 신종플루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한국이 소용돌이에 이미 빠져들었으니 잘 대처해야 한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소비심리 위축으로 경제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성장률을 깎아내렸는데 이번에도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려면 선제적인 대처가 절실하다. 그저께 최경환 총리 대행이 총력 대응을 선언했으니 우선 예비비를 적극 투입해 의료시설 지원에 나서고, 필요하다면 긴급 경기대응책도 고려할 만하다. 예단할 일은 아니지만 메르스 사태가 성장률 추락을 부를 것으로 본다면 오는 11일 열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하를 적극 검토할 필요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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