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영위기 속 기업구조조정, 국회 원샷법 통과시켜야(2015.12.8.)
어제 52회 무역의 날을 맞았지만 무역 전선에서 뛰는 기업들은 우울한 생일을 치러야 했다. 올해 수출과 수입 모두 헉헉거리면서 4년 만에 무역 1조달러를 유지하기 힘들 듯하다. 1억달러 수출탑 수상 기업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 최대폭으로 줄었다. 올 9월까지의 수출 실적만 따지면 한국이 세계 6위 대국으로 올라섰지만 겉만 화려할 뿐 우리의 수출 성장 동력은 이미 가라앉고 있으니 걱정이다. 기업들에 퍼져 있는 위기의식은 이달 단행한 임원 인사에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삼성그룹은 임원 승진자 폭을 2009년 이후 최소로 좁히면서 사실상 위기경영으로 불릴 정도의 분위기를 인사에 반영했다. 슬림화를 위한 조직개편 방안을 곧 공식 발표할 수도 있다고 한다. 급변하는 여건에 선제적으로 대처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치열하다. 도시바, 후지쓰, 소니 등 일본 개인용컴퓨터(PC) 3사가 사업 통합을 추진 중이라는 니혼게이자이신문의 보도는 충격적이다. 합병이 성사되면 일본 내 시장 점유율 30%를 차지하는 거대 업체로 올라선다는데 국내외 제조와 판매, 연구개발 등을 모두 통합해 간접비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도시바는 세계 최초로 노트북을 선보인 명성에도 불구하고 회계부정 등으로 어려워지자 이렇게 과감한 구조조정을 모색한 것이니 놀랍다. 기업들은 미래 성장 동력에 연결되는 부문을 강화하지만 중복이나 비효율로 비치는 쪽을 과감하게 정리함으로써 위기가 가시화하기 전에 미리 대비하려는 것이다. 주력 분야로 역량을 모으려는 자발적 매각과 인수·합병은 활발하다. 삼성과 롯데 간 화학 사업이나 SK와 CJ 간 유선방송 사업 딜은 대표적이다. 기업들의 이 같은 인수·합병 등 사업 재편을 쉽게 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특별법으로 한번에 풀어주는 이른바 원샷법이 국회에 계류돼 있지만 야당의 반대로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어 답답하다. 야당은 대기업 특혜법이라는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응답 중소기업의 56.5%가 필요성에 공감했고, 44.8%는 법 제정 시 신청 의사가 있다고 할 만큼 오히려 중소기업의 관심이 높다. 기업 구조조정은 전체 산업과 국가경제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작업인 만큼 기업과 정부, 국회 모두의 노력이 합쳐져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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