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검사평가제를 검찰 이미지 제고 기회로 삼길(2016.1.21.)

joon mania 2018. 12. 6. 16:42

[사설] 검사평가제를 검찰 이미지 제고 기회로 삼길(2016.1.21.)

      

대한변호사협회가 서울 지역 검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검사 평가 결과를 19일 내놓았다. 수사와 공판 분야에서 각각 5명씩 우수 검사를 선정해 실명을 공개했고, 하위로 평가된 검사 명단은 공개하지 않은 채 본인에게만 전달했다. 변협은 지난 3개월간 변호인으로서 수사·공판 과정에 직접 참여한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또는 수기 방식으로 평가표를 취합했다고 한다. 검사평가표는 윤리성 및 청렴성, 인권의식 및 적법절차의 준수, 공정성 및 정치적 중립성, 직무성실성 및 신속성, 직무능력성 및 검찰권 행사의 설득력, 친절성 및 절차 진행의 융통성 등 6개 평가 항목으로 구성됐는데 5개 등급으로 나눠 점수를 매겼다. 변협은 평가 결과를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에게 전달하고 향후 전국으로 확대해 검사 평가 결과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할 예정이라고 한다.
검사평가제는 검찰 권력의 부당한 독주를 견제하고 피의자 인권 침해를 막자는 취지로 변협이 지난해 10월 도입했다. 평가를 보면 피의자에게 막말을 서슴지 않거나 강압수사는 물론 피의자와 형량 협상을 시도한 검사도 있었다니 씁쓸하다. 검찰 쪽에서는 수사와 공판에서 검사의 상대편인 변호사에 의해 진행된 평가인데 공정할 수 있겠느냐고 반박한다. 변호사에게 잘 보인 검사를 선정하는 작업이라고 깎아내리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적은 표본으로 실시한 점이나 짧은 평가 기간 등 한계도 적지 않다. 평가 기준과 작업을 한층 객관화하면서 참여하는 변호사 수를 대폭 늘리는 등 보완이 필요하다.
첫발을 내디딘 검사 평가를 지속하다 보면 검찰 조직 전체와 검사 개개인의 자발적 노력이 더해져 검찰권 행사에 점진적 개혁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조사했던 피의자의 자립을 지원하거나 억울한 사연을 끝까지 경청하는 따뜻한 모습을 보인 검사가 많다는 평가가 나올수록 검찰 이미지를 끌어올릴 수 있지 않겠나. 서울지방변호사회가 2008년부터 시작한 법관평가제는 현재 14개 지방변호사회로 확산돼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법관평가제가 도입된 후 권위적이고 고압적이던 법정 분위기가 한층 민주화됐다는 데 많은 이가 공감한다. 검찰이 검사평가제를 오히려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