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中日의 아프리카 구애, 남의 일처럼 봐선 안된다(2016.8.30.)

joon mania 2018. 12. 10. 15:57

[사설] 中日의 아프리카 구애, 남의 일처럼 봐선 안된다(2016.8.30.)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아프리카개발회의(TICAD) 기조연설을 통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밝힌 3년간 300억달러 투자계획을 보면 일본의 야심을 읽을 만하다. 발전설비 등 인프라 정비와 보건시스템 구축과 함께 1000만명의 인재육성 방안도 내놓았다. 아베 총리는 정부대표단 외에 70여 명의 일본 기업인을 대거 대동했는데 대규모 물량 공세를 전개하는 중국과는 질적으로 다른 투자와 지원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아프리카의 소프트파워를 키워주고 자립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겠다는 접근 방식이라고 한다.
마지막 거대 시장인 아프리카를 차지하기 위한 일본과 중국의 구애는 요란하다. 일본은 1993년부터 아프리카개발회의를 마련했는데 아프리카 현지에서는 처음 열린 이번 회의에는 아프리카 54개국 정상과 각료들이 대다수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중국도 2000년대부터 중국아프리카협력포럼(FOCAC)을 만들어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엔 시진핑 주석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FOCAC회의에 참석해 600억달러 규모의 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한 바 있다. 중국은 국가 주석이나 국무원 총리가 번갈아가며 연초마다 아프리카 국가를 정례적으로 순방하고 있으니 외교행보의 우선순위를 확실하게 두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아프리카는 인구 증가와 상대적으로 높은 경제성장률로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임에 틀림없다. 이를 겨냥해 중국이 2000년 이후 아프리카에 쏟아부은 지원과 투자액은 67조원가량으로 일본과 미국의 2배에 달한다. 이번에 케냐를 직접 방문한 아베 총리는 아프리카에서의 중국 견제와 함께 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위한 아프리카 국가의 지원 촉구라는 다목적 포석도 있다. 미국도 2014년 워싱턴에서 미국아프리카 정상회의를 마련했다. 우리도 아프리카를 향한 강대국의 행보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보고만 있을 일은 아니다. 대통령이 간헐적으로 개별 국가를 방문하는 것으로 만족할 건 아니다. 아프리카를 끌어안기 위한 장기 마스터플랜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