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수남 총장, 검찰 명예걸고 우병우 넘는 결기 보여라 (2016.10.28.)
민간인 최순실 씨의 국정 개입 파문을 파헤칠 검찰의 특별수사본부가 어제 구성됐다. 김수남 검찰총장이 수사의 중요성이나 대규모 인력 동원 필요성 등을 감안해 고심 끝에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지휘를 맡겼다는데 상황 전개를 감안하면 한시가 급하다. 이 지검장은 "성역 없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실체를 규명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아무리 큰소리를 쳐본들 국민의 시선은 따갑다. 언론에서 관련 의혹을 한 달여 전부터 제기하고 몇몇 당사자는 고발까지 됐지만 미적대다가 지난 26일에야 최순실 씨의 집 등 9곳 압수수색에 나설 만큼 소걸음이었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부에 사건을 배당하고도 압수수색에 나서기까지 21일을 날린 후였다. 그사이에 핵심 관련자들이 해외로 도피하고 증거를 인멸하는 걸 검찰이 방조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직무유기를 넘어 공범 아니냐는 지탄까지 나왔을 정도다. 급속히 악화되는 시중 여론과 검찰의 더딘 행보에 새누리당이 먼저 특별검사에게 수사를 맡기자고 나섰고 더불어민주당도 동의하면서 여야가 어제 특검 출범을 위한 세부협상에 착수했으니 검찰의 수사는 어차피 한시적일 수밖에 없다. 새누리는 상설특검을, 더민주는 별도특검을 각각 주장하며 맞서는 데다 국민의당이 아직 특검 자체에 이견을 보이지만 대세를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의 수사는 중요하다. 검찰의 특별수사본부가 특검 출범 전까지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는 하지만 검찰 수사가 특검의 기초가 되고 특검이 검찰에서 못 밝힌 사실을 밝혀낼 경우 대한민국 검찰의 명예가 바닥까지 추락할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의 진상 규명 요구가 큰 만큼 사명감을 갖고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 전방위적으로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아직도 검찰 수사에 관여할 수 있는 자리에 남아 있지만 검찰이 수사에 우 수석의 눈치를 보거나 정치적 저울질을 해서는 안될 것이다. 최순실 수사는 살아 있는 권력을 상대로 벌여야 하는 진검승부다. 검찰은 지금 상황이 얼마나 위중한지 누구보다도 잘 알 것이다. 김수남 검찰총장과 특별수사본부 소속 검사들은 이번 수사에 조직의 명운을 걸고 나서 사회 정의를 바로 세우고 검찰의 신뢰를 회복하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국민 앞에 검찰의 결기를 보여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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