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 ICBM 도발 보고도 시진핑은 사드 계속 반대할 수 있나(2017.7.5.)
북한이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한 뒤 특별중대보도라는 형식을 빌려 대외에 공식 발표하면서 전면적인 고강도 도발에 나섰다. 발사된 미사일은 정점 고도 2802㎞까지 올라가 39분간 933㎞를 비행해 동해상 목표 수역에 떨어졌다는데, 정상 각도로 발사했을 때는 8000㎞ 이상 도달해 세계 어디까지나 날아갈 수 있다는 것이니 북한에서 미국 본토를 타격할 능력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미국 독립기념일에 맞춘 발사는 이런 대목을 의식한 도발로도 읽힌다. 북한의 이번 ICBM 발사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도발과 군사적 행동을 자제하고 국제적 의무와 규약을 준수하라고 촉구한 지 나흘 만에 감행됐다는 점에서 간단치 않다. 남북관계 개선과 대화로 북핵 미사일을 풀어보려는 문재인정부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으니 이런 구상을 궤도 수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표기된 북한과 대화의 문을 열기 위한 적절한 여건 조성은 이번 도발로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G20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오늘 아침 독일로 출발할 문 대통령은 이번 다자외교 무대에서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확실한 응징과 제재 방안을 끌어내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다. 문 대통령이 이번 독일 방문 때 남북 관계 개선과 통일을 향한 큰 그림을 내놓을지 모른다는 관측이 있었지만 적절한 시기가 아님을 목도한 만큼 오히려 대북 제재와 압박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국제사회는 북한의 이어지는 핵과 미사일 도발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제재로 맞섰지만 무위에 그쳤음을 확인했다. 이제는 규탄과 성명에 머물지 않고 실질적으로 옥죌 수 있는 강도 높은 압박과 행동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폐기를 끌어내야 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3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천명했는데 주변국과 지역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의 ICBM 발사 도발을 보고도 같은 얘기를 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문 대통령은 이번 G20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과 만나 북핵과 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한 사드 배치의 불가피성을 의연하게 설명하기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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