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한미동맹 운명 걸린 트럼프 美대통령 국빈방문(2017.11.7.)

joon mania 2018. 12. 18. 16:00
[사설] 한미동맹 운명 걸린 트럼프 美대통령 국빈방문(2017.11.7.)
25년만 국빈방문 예우에만 그쳐선 안돼
두 정상 북핵·경제 터놓고 협의하고
위대한 한미동맹 보여주는게 최우선
이참에 코리아패싱 사라지게 해주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한국을 찾아 오늘 낮에 들어온다. 1992년 조지 H W 부시 대통령 이후 25년 만의 국빈 방문으로 양국 관계에 상징적이면서 미래지향적인 변화를 줄 의미 있는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도착하는 서울공항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조윤제 주미대사가 나가 영접을 하고 21발의 예포를 발사하는 등 국빈의 격에 맞는 예우를 하는 것부터 그동안 다른 미국 대통령들의 방문과 격을 달리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택 주한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를 먼저 둘러보고 청와대로 오는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공식 환영 행사를 주재한 뒤 정상 간 단독회담에 이어 양측 수행원을 배석시킨 확대 정상회담을 갖는다. 양국 정상회담은 이번이 세 번째이고 지난 9월 22일 미국 뉴욕에서의 한·미·일 정상회담 이후 46일 만의 만남인 만큼 실질적인 성과를 끌어내야 한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가장 염두에 둬야 할 건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하는 일이다. 지난 주말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이뤄진 싱가포르 채널뉴스아시아(CNA)와의 인터뷰에서 "균형 있는 외교를 하겠다"고 말한 바 있고, 이에 앞서 강경화 장관은 국회에서 사드 추가 배치를 하지 않고, 미국 주도 미사일방어체계(MD)에 참여하지 않으며, 한·미·일 3국 군사동맹을 추진하지 않는다는 소위 '3No 선언'을 했다. 이런 일련의 일들이 미국으로 하여금 한국 외교가 중국 쪽에 가까이 가면서 기존의 한미 동맹을 훼손하는 것으로 비치는 게 사실이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한국의 주권을 언급하면서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것이 상징적이다.
북한의 핵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안보 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한미 정상회담에서 첫 번째 의제는 북핵 해법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하와이를 거쳐 들른 일본에서 입을 열 때마다 북한을 거론했다. 최대한의 제재와 압박을 위한 양국 간 공조를 높여 한미가 한목소리를 내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한미 동맹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방어나 동북아 안보 지형에서 대한민국의 위상 확보 측면에서 어느 것과 비교할 수 없는 비중을 갖는 자산임을 인식해야 한다. 한미 동맹은 한국전쟁 휴전 후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1953년 10월 1일 조인되고, 1954년 11월 18일 발효된 한미상호방위조약을 기초로 형성된 양국 간 안보 체제다. 이후 64년간 국제사회에서 한국 위상은 미국과의 긴밀한 협조와 지원 아래 확보됐고, 압축적 산업화를 통한 경제 발전도 한미 동맹의 안보 우산 덕분에 안정적으로 이뤄낼 수 있었다. 김정은 체제의 북한이 지난해부터 핵 개발과 미사일 발사 등으로 노골적인 도발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한미 동맹의 중요성은 우리에게 더욱 커지고 있음을 재론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미국에 한미 동맹은 동북아지역 안보에서 린치핀(핵심축)이라는 말을 트럼프 대통령 입에서 나오게 해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관계임을 각인시켜야 할 것이다. 북한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할 핵 우산을 포함한 광범위한 억지력 제공 의지를 재천명할 필요도 있다. 혈맹으로서 한미 동맹을 지금보다 더 발전시킬 방안을 구체화해 가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이번 만남에서 핵심은 한미 간에 대북 정책에 관해서는 불협화음이 없다는 점을 대내외에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는 점이다. 미국의 동북아 안보 전략에서 코리아패싱이라는 표현이 이참에 아예 사라지게 만들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에 앞서 여러 차례 목소리를 높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포함한 경제 문제도 가볍게 다룰 수 없는 현안이다. 한미 FTA에 대해서는 폐기 불사까지 거론했다가 많이 수그러들었어도 앞으로 진행할 개정 협상에서 자동차와 철강 등 분야에 대해 우리의 대폭 양보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여야 한다. 트럼프는 일본에서 아베 신조 총리와 골프를 치며 우의를 과시했지만 경제계 인사들과의 회동에서는 미국이 대일 무역적자로 오랫동안 고통을 당하고 있다며 미·일 교역은 상호적이지 않다고 날을 세웠다. 중국에도 막대한 무역적자 축소와 함께 미국 기업의 중국 진출 및 투자 걸림돌을 없애달라는 요구가 미·중 정상 간 논의에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렇지만 트럼프의 방중에 GE, 보잉 등 40여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수행해 대규모 투자와 구매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니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은 어쩔 수 없는 압박과 포용의 대상이다. 우리도 경제에 관한 한 서로 주고받을 게 있다는 인식에서 상호 윈윈하는 전략을 구사하면 될 것이다. 그것이 경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