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방카 방한, 안보·통상 한미간 긴장 풀 계기로(2018.2.2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이자 백악관 선임고문인 이방카 트럼프의 3박4일 방한 일정과 수행단이 발표되면서 그의 행보에 거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방카의 방한은 평창동계올림픽에 가족을 보내겠다는 트럼프의 뜻을 반영한 것으로 공식적으로는 미국 선수단 격려와 함께 폐막식 참석을 위해서다. 하지만 북한의 특사 파견을 통한 문재인 대통령 방북 제안과 막후에서 추진했던 북·미 대화 불발 등 긴박한 한반도 안보 상황에다 한미 간 통상 마찰이 고조되는 시점에 이뤄지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잘 아는 최측근인 이방카의 방한이 한미 간 안보와 통상에서의 긴장을 풀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언론 보도와 정부 관계자 설명을 보면 이방카는 방한 기간에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어떤 계획도 없다고 한다. 한국에서 탈북자 등과 면담이나 대중연설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올림픽 개막식에 왔던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천안함 기념관을 방문하고 탈북자와 만나며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조했던 행보와는 다르다고 미리 선을 그은 것이다. 하지만 북한 대표단에 눈길도 주지 않았던 펜스가 막후에서는 북·미 회담을 하려 했고 북한 측의 돌변으로 무산된 걸 보면 이방카의 방한 시점에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등 북한 측 대표단이 다시 내려온다는 점에서 북·미 접촉 재추진 여부를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이 원한다면 대화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언급이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마련된 남북 해빙 분위기 속에 실제로 현실화할 수도 있어서다. 무엇보다 미국이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에 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한 데 이어 철강 제품에 53%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하는 등 통상 압박을 강화하는 중이다. 트럼프가 당선자 시절부터 공공연하게 동맹국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주장했는데 곧 한미 간에 제10차 방위비 분담 협상도 해야 한다. 통상 압박과 방위비 분담은 당장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지갑을 더 열어야 할 사안이다. 일련의 현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이방카에게 우리의 입장을 잘 설명하고 문 대통령의 속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하는 메신저 역할을 맡긴다면 최상의 외교적 성과를 올리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오늘 저녁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을 같이한다. 이방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우리 하기 나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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