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종전선언 설왕설래속 맞은 현충일,그래도 국방은 튼튼해야(2018.6.6.)

joon mania 2018. 12. 25. 15:46

[사설] 종전선언 설왕설래속 맞은 현충일,그래도 국방은 튼튼해야(2018.6.6.)


      

오늘 오전 10시에는 전국 곳곳에서 1분간 사이렌이 울린다. 순국선열과 호국 영령의 명복을 기원하는 묵념을 올리기 위해서다. 대전현충원에서는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정부 차원의 추념식이, 서울현충원에서는 서울시 주관의 행사가 각각 열리지만 참석하지 못하는 이들 누구나 어디에서나 경건한 마음으로 먼저 가신 이들을 기리자는 취지다. 현충일은 나라를 위해 싸우다 숨진 선열과 영령의 충성을 기리기 위한 날이다. 한국전쟁 휴전 후 3년을 맞은 1956년부터 공식 지정됐다. 조상들은 청명과 한식 때 벌초하고 망종에 제사를 지냈는데 그해 망종이 6월 6일이어서 이날을 택했고 이후 현충일로 정착됐다.
제63회 현충일을 맞는 우리는 최근 진행되는 한반도의 해빙 기류와 이후 구축될 평화 체제 등 급변하는 상황을 보며 한쪽에는 설렘과 기대를, 다른 한쪽에는 경계와 우려를 함께 갖는다. 엿새 앞으로 다가온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와 체제 안전보장에 합의를 이뤄내면 동시에 종전선언 및 미·북 불가침 약속까지 다뤄질 수 있다는 얘기가 오가고 있다. 미·북 정상 간 세기의 담판에 이어 남·북·미 정상회담이 바로 열려 종전선언을 하고 중국을 끌어들여 평화협정까지 체결한다면 1953년 7월 27일 이후 지속된 한반도의 휴전은 65년 만에 종전으로 바뀌고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는 평화 체제로 넘어가는 것이다. 평화협정에는 남북한과 미국, 중국 등 한국전쟁의 당사자들이 참여하는 게 기본이지만 동북아 평화 모델로서의 상징성을 부여하기 위해 주변국인 일본과 러시아를 참여시키는 것도 고려해볼 일이다.
남북한 간 대치 상태가 종식되고 평화협정이 체결된다 하더라도 주권국가로서 대한민국의 안위를 스스로 지키기 위한 국방의 필요성은 결코 줄어들지 않는다. 국가 간 갈등과 대립은 주적으로 설정된 상대와만 생기지 않는 데다 국경이 맞닿아 있지 않아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국제 관계에서 평화는 국가마다 스스로 갖는 힘에서 오히려 원동력을 얻고 권위를 부여받는 게 현실이다. 개별 국가 단위를 넘어 지역별·블록별 안보 전략의 비중이 커져갈수록 자위권은 그에 비례해 강화된다. 종전선언과 평화 체제라는 키워드가 주변을 뒤덮고 있는 현충일에 대한민국을 지켜낼 튼튼한 국방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