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진家 문제는 있지만 공권력 과잉을 경계한다(2018.6.5.)
갑질 논란과 각종 불법행위 의혹을 받는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일가 구성원에게 몰아닥치는 파상공세가 가열차다. 서울중앙지법은 4일 오전 조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에게 청구된 구속영장의 실질심사를 열었다. 첫째 딸 조현아 씨는 이날 오전 인천본부세관으로 소환돼 밀수와 탈세 혐의 관련 조사를 받았다. 조 회장 일가 중 세관에 직접 출석해 조사를 받은 건 처음이다. 교육부 조사반은 아들 조원태 씨의 20년 전 인하대 부정 편입 의혹과 관련해 이날부터 이틀간 인하대로 나가 현장조사를 벌였다. 둘째 딸 조현민 씨의 물컵 투척 사건 이후 조 회장 일가는 그야말로 사면초가의 위기 상황에 빠진 형국이다. 조 회장 일가 구성원들이 그동안 벌인 행태는 폭언이나 폭행, 모욕 같은 갑질을 넘어 밀수나 탈세 등 위법행위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으니 관계자들은 물론이고 사회적인 공분을 살 만하다. 대한항공과 한진그룹 내 다른 계열사 직원들은 몇 차례 집회를 갖고 조 회장 일가의 일탈을 규탄하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직원 집회에는 일부 시민단체와 일반인들이 가세하기도 했다. 조 회장은 가족에게 쏟아지는 화살을 피하고 이번 사태가 재계 전체에 줄 피해를 막기 위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후퇴하는 방안을 고심한다니 심각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는 보인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서 조 회장 일가와 계열사에 무차별로 휘둘러지는 공권력의 과잉 행사에는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과 경찰 그리고 법무부, 공정거래위원회, 국토교통부, 교육부, 국세청, 관세청 등 11개 부처에서 동시 조사가 벌어졌다. 사정당국과 별도로 국민연금까지 보유 중인 지분을 매개로 가세했다. 한진그룹 지배회사인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2대 주주 자격이었다. 한진그룹 외에 다른 기업들도 새 정부 들어 벌어지는 사정기관들의 먼지 떨기식 수사에 혀를 내두르는 실정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무려 9차례나 압수수색을 당했다니 아연실색할 정도다. 당국의 과욕이 정상적인 기업 경영을 위축시키고 일반인들의 기업에 대한 이미지를 실추시킬까 걱정된다. 공권력 과잉 행사는 자칫하면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을 당국은 잊지 말아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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