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소비·투자 뒷걸음질, 곳곳에서 울리는 한국경제 경고음(2018.7.2.)

joon mania 2018. 12. 25. 15:59

[사설] 소비·투자 뒷걸음질, 곳곳에서 울리는 한국경제 경고음(2018.7.2.)


      

한국 경제의 현 상태를 보여주는 몇몇 지표에 켜진 빨간불을 보면 앞길이 순탄하지 않음을 알리는 경고음 같아 불안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에서 투자와 소비가 급격하게 가라앉았다.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0%로 4월(-0.9%)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였다. 설비투자도 3.2% 줄어 3개월 연속 쪼그라들었다. 설비투자가 세 달 연속 감소한 것은 2015년 3~5월에 이어 3년 만이다. 반도체 투자 둔화로 설비투자는 더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고용효과가 큰 건설투자도 뒷걸음질 쳤다. 수출만 두 자릿수 증가세로 경기를 지탱했으나 미국발 보호무역 기류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으니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런 암울한 지표 변화에 현장에서의 경기 전망은 어두울 수밖에 없다. 향후 경기를 가늠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 변동치는 4개월 연속 떨어졌다. 이 지표가 6개월 연속 내려앉으면 경기가 상승에서 하강으로 돌아선다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실제 기업들의 체감도는 부정적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서 산업업황 BSI는 80으로 한 달 전보다 1포인트 떨어졌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BSI 조사에서도 다음달 전망치는 90.7로 1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지표는 악화되고 현장 체감지수는 뒷걸음질 치는데도 정부는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을 고수하고 있으니 답답하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펴낸 산업활동동향 평가자료에서 수출 호조와 추가경정예산 집행 그리고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등에 힘입어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투자와 소비 후퇴, 심화되는 무역전쟁 등 부정적인 요인에 대해서는 애써 눈을 감고 입맛에 맞는 긍정적인 요인만 부각시키는 듯하다. 무엇보다 주 52시간 근로 시행과 최저임금 인상 등의 여파로 고용과 내수 침체가 심각해지고 있는데 부작용을 보완하지는 않고 정책 기조를 밀어붙이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KDI조차 투자 부진을 향후 우리 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지목했을 정도다. 올해 성장률 목표치 3% 달성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경기가 침체 국면에 진입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지난달 말 교체돼 일을 시작한 윤종원 경제수석 등 청와대 새 경제팀에 무겁게 부여된 임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