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진핑 취임후 첫 방북설,비핵화 협상에 미칠 영향 주목한다(2018.8.20.)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9월 9일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 기념 행사에 맞춰 평양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한다. 싱가포르 언론이 베이징발로 보도했는데 중국 정부의 확인은 없고, 중국 매체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지만 정황상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시 주석은 2012년 취임 후 한 번도 북한에 가지 않았고 중국 국가주석으로서도 후진타오의 2005년 방북이 마지막이었으니 성사되면 13년 만이다. 북·중 관계는 이가 없으면 입술이 시려지는, 즉 서로 멀어질 수 없는 순망치한(脣亡齒寒)으로 비유됐으나 2006년 북한의 첫 핵실험 이후 소원해졌다. 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 3월 베이징으로 찾아간 뒤 5월과 6월 연달아 중국을 방문했으니 이제는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필요하면 언제든 만나 현안을 논의하는 정도로 옛 관계를 회복했다고 볼 수 있다. 시 주석의 방북은 6·12 미·북정상회담 후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북한 비핵화와 한국전쟁 종전선언 등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의 역할에 무게를 실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간단치 않다. 북한이 중국과 공유할 전략적 이해의 폭을 넓히면서 양측의 밀접해진 관계를 대외에 과시하는 것은 미국을 향한 신호일 수 있다. 북한 비핵화에 중대한 돌파구를 마련하려면 중국의 더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보내는 것이다. 이 같은 다목적 함의라면 미국뿐 아니라 한국도 같은 입장에서 중국을 더 주목해야 할 수밖에 없게 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번주나 다음주에 평양을 다시 방문할 예정이다. 이번이 4차 방북인데 미·북 간 협상에서 보다 진전된 실질적 합의를 끌어낼지 촉각을 곤두세우게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시 주석의 방북설에 대해 미 국무부는 "중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발휘해 북한으로 하여금 진지하게 비핵화에 임하도록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중 간에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판이니 이를 겨냥한 듯 미·북 비핵화 협상 교착에 중국 배후론을 거론하기도 했다. 여하튼 시 주석의 방북은 미·북 간 협상 판을 흔드는 부정적인 역할이어서는 안 된다. 지지부진하게 이어지는 북한의 비핵화를 강하게 견인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
'사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설] 폐업한 자영업자에게 구직수당까지…또 핵심 비켜간 퍼주기 대책(2018.8.23.) (0) | 2018.12.25 |
---|---|
[사설] 기업의 자율규제 강조한 '기업책임경영' 주목한다(2018.8.22.) (0) | 2018.12.25 |
[사설] 文대통령-여야원내대표 회동 민생입법과 협치로 이어지길(2018.8.15.) (0) | 2018.12.25 |
[사설] 美 상장사 첫 시가총액 1조달러 돌파한 애플(2018.8.4.) (0) | 2018.12.25 |
[사설] 제동 걸린 英 원전 수주, 원전강국 명운 걸고 따내라(2018.8.2.) (0) | 2018.1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