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지리학 예찬(2019.9.19)
지리학(geography)을 얘기하면 대부분 지도를 떠올린다. 용어를 뜯어보면 땅(ge)에 대해 풀어쓰는(graphy) 일이다. 중국 주역에 나오는 지리(地理)라는 말은 산천의 환경과 형세를 뜻한다. 지표상에서 일어나는 자연과 인간관계를 살피는 것이다.과학과 인문학이 섞여 있다.
인류 역사에선 농경과 전쟁을 위해 필요했다. 영토 공동체가 형성된 뒤에는 통치를 위해 긴요했다. 근대 이후 지리학이 제국주의 학문이라는 오명을 얻은 건 비슷한 이유로 볼 수 있다. 지리학과 정치학을 엮은 지정학은 대중에게도 이미 익숙하다. 가장 오래된 지도는 기원전 9세기 고대 바빌론까지 올라간다. 다른 학문도 그렇듯 그리스 사람들이 앞섰다. 16세기 신대륙을 발견한 대항해시대 이후 지리학은 학문과 이론으로 자리를 잡았다. 18세기부터는 대학에 교과과정으로 개설됐다. 1821년 마침내 프랑스 지리학회가 결성됐다.
우리도 조선왕조 태종 때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라는 세계 지도를 만들었다. 세종실록지리지나 성종때의 동국여지승람은 지역별 연혁과 풍속, 교통을 상세하게 담았다. 조선 후기 실학에 눈뜬 선각자들은 지리학이라는 실용 학문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이중환의 택리지, 한백겸의 동국지리지, 정약용의 아방강역고 같은 저술은 후세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의 깊이와 탁견을 담고 있다.
느닷없는 지리학 언급은 1861년 완성된 고산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예찬을 하고 싶어서다. 가로 80리, 세로 120리를 한 면으로 목판 한 장에 두 면을 담았는데 부록을 합쳐 목판 126매에 227면 분량이다. 펼쳐 붙이면 가로 3.6m, 세로 6.8m 크기의 한반도 지도다. 2016년 제작된 강우석 감독의 영화를 보면 최남단 마라도부터 최북단 백두산까지 걸어다니며 산하를 지도에 담아낸 김정호의 모습이 생생하다.
느닷없는 지리학 언급은 1861년 완성된 고산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예찬을 하고 싶어서다. 가로 80리, 세로 120리를 한 면으로 목판 한 장에 두 면을 담았는데 부록을 합쳐 목판 126매에 227면 분량이다. 펼쳐 붙이면 가로 3.6m, 세로 6.8m 크기의 한반도 지도다. 2016년 제작된 강우석 감독의 영화를 보면 최남단 마라도부터 최북단 백두산까지 걸어다니며 산하를 지도에 담아낸 김정호의 모습이 생생하다.
일본의 생트집에 독도를 지키려 맞서고, 일본해로만 된 지도 표기를 동해와 병기하자는 주장을 펼치는 요즘 지리학자들의 활동에서 김정호의 흔적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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