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지소미아로 파열음 커지는 한미동맹, 틈 벌어지지 않게 해야(2019.8.31.)

joon mania 2020. 2. 24. 14:33

[사설] 지소미아로 파열음 커지는 한미동맹, 틈 벌어지지 않게 해야(2019.8.31.)

      

우리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후 미국 정부가 점차 강도를 높여 실망을 표하면서 이에 문제를 제기하는 우리 측과의 갈등이 마치 한미동맹을 흔드는 듯 비쳐 걱정스럽다. 조세영 외교부1차관은 지난 28일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를 불러 미국 정부의 공개적인 비판 자제를 요청했는데 이에 대해 미국 측이 불쾌하게 받아들인 듯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해리스 대사가 29일 잡혔던 강연을 취소한 데 이어 이날 비무장지대(DMZ) 평화경제국제포럼 개막식에도 불참했다. 국방부가 다음달 4∼6일 개최하는 서울안보대화에 미국 측 차관급 참석을 요청했으나 일정을 이유로 어렵다고 밝혀왔다. 랜들 슈라이버 국방부 동아태 차관보는 한 강연에서 지소미아 원상복구를 요구했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도 기자회견에서 "양측에 매우 실망했다"고 한일 양국을 다 겨냥했다. 외교부의 비판 자제 요청 하루 만에 입을 연 것이니 우리로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게 됐다.
외교부는 최근 상황 전개와 한미동맹 약화를 우려하는 언론 보도에 대해 해명하고 나섰다. "미측이 우리에게 지소미아 연장을 희망해 왔기에 이번 종료 결정에 실망감을 표출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로 인해 한미동맹이 와해될 수 있다는 일부 견해는 억측이며 지나친 비약"이라고 했다. 청와대도 지소미아 종료 결정 전 미국 측에 충분한 사전 협의를 했다고 누차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 쪽에서 나온 일련의 반응을 보면 한미동맹에 어떤 형태로든 틈이 벌어지고 있는 듯한 기류다.
한미동맹은 한국전쟁에서 공산 진영의 침략에 맞서 함께 피를 흘린 맹방 관계를 토대로 지난 66년간 굳건하게 뿌리를 내린 혈맹이다. 무엇보다 양국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공통의 가치관을 공유하면서 한미동맹을 상호 호혜적이며 포괄적인 단계로 발전시켜왔다. 한미동맹은 한국과 미국 모두에 외교안보와 경제발전을 위한 토대이자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니 한 치의 틈도 벌어져서는 안 된다. 외교부의 설명처럼 한미동맹 덕분에 그동안 양국 간 이견이 생겨도 차이를 조정하면서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해왔다. 이번 지소미아 종료 결정 후 한미 간에 불거진 불협화음도 속히 씻어내고 흔들림 없는 양국 관계를 정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