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글로벌 공급망 위협하는 우한 쇼크, 플랜B가 필요하다(2020.2.1.)

joon mania 2020. 3. 4. 11:46

[사설] 글로벌 공급망 위협하는 우한 쇼크, 플랜B가 필요하다(2020.2.1.)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사태는 진원지인 중국 각지에 진출해 공장을 돌리던 기업들의 생산에 차질을 부르면서 글로벌 공급망을 흔드는 심각한 문제로 연결될 조짐이다. 중국 정부는 춘제 연휴를 당초보다 3일 연장해 이달 2일까지로 늘렸는데 제조업체들이 몰려 있는 상하이와 쑤저우시 등 지방정부가 기업 측에 9일까지 휴업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하고 나섰다. 공장을 돌리지 못하는 상황이 길어지면 연관 업체로 불똥이 튀는 건 시간문제이니 중국발 공급망 붕괴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
글로벌 공급망 붕괴 때 피해를 가장 많이 입을 분야는 TV, 냉장고 등 가전과 스마트폰, PC 등 전자 산업이다. 자동차 업체도 비슷하다. 완제품을 만드는 데 수십 개에서 수백 개에 이르는 부품이 들어가는데 문을 닫고 있는 중국 업체의 부품 공급 중단이 완제품 생산 차질을 부르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쑤저우 가전 공장, LG전자는 항저우·톈진·난징·칭다오 등 생활가전 공장의 생산라인을 멈춰 세웠다. 애플은 아이폰을 위탁생산해 공급하는 대만 폭스콘 주요 공장이 중국에 있어 어느 기업보다 큰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우한에서 500㎞ 떨어진 정저우 공장이 전 세계 아이폰 물량의 절반을 생산하는데 이 지역에서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나와 노심초사하고 있다.
중국발 공급망 붕괴로 자동차·가전·전자 업체들이 필요 부품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대체품을 바로 조달하지 못하면 전체 생산라인을 멈출 수밖에 없다. 글로벌 공급망은 국경을 넘어 마케팅 대상 인접지역에서 부품을 조달해 비용과 시간을 절감함으로써 성과를 높이는 이점 때문에 확산됐다. 하지만 이번 사태처럼 예기치 않은 돌발변수로 공급망이 흔들리면 완성품 생산 차질로 직결된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과 비슷하다. 기업들은 공급망 붕괴가 장기화하지 않도록 구멍을 메울 수 있는 대안(플랜B)을 강구해 최악의 상황을 막아야 한다. 이참에 글로벌 생산 입지 전반을 전략적으로 재구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