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국발 부품 대란에 결국 멈춰선 한국 자동차 생산라인(2020.2.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마침내 국내 제조업 생산라인까지 멈춰 세우며 실물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울산5공장의 1개 라인 가동을 4일 오전부터 중단했다고 밝혔다. 제네시스 G90, G80, G70 등 3개 모델을 생산하는 라인이다. 4공장 1개 라인도 오후부터 멈췄고, 1공장은 5일부터 휴업에 들어간다. 배선 뭉치로 불리는 와이어링 하니스라는 부품을 중국에 주력 공장을 둔 업체들로부터 공급받아 왔는데 제대로 납품받지 못한 데 따른 사태다. 부품 특성상 차종이나 모델에 따라 종류가 달라 재고를 쌓아두지 못하는 데다 국내에서 조달도 어려워 자동차 생산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쌍용차는 같은 문제로 4일부터 평택공장 생산라인을 세우고 12일까지 문을 닫기로 했다. 기아차도 화성과 광주공장에서 와이어링 하니스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차종의 생산 속도 조절에 들어갔지만 재고가 소진되면 역시 생산라인을 멈출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현대차는 4일 노사 협의를 통해 공장별·라인별로 11일까지 순차적 휴업을 실시하기로 했는데 부품 조달 차질로 사실상 7일부터 모든 차종 생산을 당분간 멈춘다고 한다. 중국 각 지방정부가 기업과 생산현장 휴업을 9일 또는 13일까지 연장했으니 중국산 부품 공급 차질은 더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완성차업체들은 국내와 동남아시아 등 대체 지역으로부터 부품 조달을 속히 늘려 휴업과 생산 중단을 막고 충격을 최소화해야 할 때다.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 체계를 구축하고 조달을 늘린 건 원가 절감을 위해서였다. 문제가 된 와이어링 하니스라는 부품도 싼 가격을 겨냥해 중국 생산 물량에 집중적으로 의존하다가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대체용으로 국내에서 조달을 늘리면 그만큼 비용이 늘어나는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완성차업체들은 이번 사태를 효율성에 밀려 관행적으로 취급하던 리스크 관리 체계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특정 국가에 편중된 부품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거나 붕괴 국면까지 갔을 경우에 대비한 대안(플랜B)을 얼마나 구축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일부 부품 조달 차질이 자동차 자체 생산라인을 멈추게 한 것은 어떤 이유로든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결과다. 다른 부문에서도 유사 상황 재발 가능성을 점검해 미리 대비해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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