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컬럼(금융부,사회부)

[기자24시] 韓銀 제목소리 언제 내나 2000.9.8.

joon mania 2015. 7. 18. 16:37

[기자24시] 韓銀 제목소리 언제 내나

2000.9.8.

<윤경호> 한국은행 관계자들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얘기할 때 미국 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비교하면 몹시 못마땅해한다.

각각의 처지와 주변 여건을 무시하고 외형상 나타난 결과만 따지는 식은 안된 다는 항변이다.

7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결정한 콜금리 현수준 유지 결정은 한은의 독 자적인 목소리와 시각이 과연 존재하는지를 다시한번 따지게 만든다.

국내외 투자기관과 연구소들은 앞다퉈 한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제 기했다.

금융시장에서도 이번에는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고 0.25% 정 도라면 충분히 충격 없이 수용할 수 있다는 분위기였다.

한은 내부에 서도 중앙은행 본연의 기능인 물가 상승 억제를 위해 이제 금리 인상 시점이 임박했다는 견해가 우세했다.

실제로 경기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물가 오름세는 예사롭지 않다.

경 기 과열과 함께 인플레이션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는 단계라는 얘기 다.

그동안 대우,현대사태 그리고 직접금융시장 위축으로 인한 중견기업 자금난 등은 한은이 물가 오름세 선제 대처만을 주장하도록 만들만큼 여유롭지 못했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7일 금통위에서 나온 결론은 일반의 예상과 달랐다.

문제는 한은이 현 상황을 보는 견해에서 정부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이 다.

한은은 가파른 유가 오름세가 경제성장률이나 경상수지 목표를 하향 조정할 수밖에 없도록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만을 생 각해 금리를 올릴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유가 상승 때문에 경제성장률이나 경상수지 차질을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한은은 물가 오름세에 대해 제목소리를 내야 한다.

성장률이나 경상수지가 정부의 몫이라면 물가 관리는 한은의 몫이기 때문이다.

경제 정책이 부처간 조화속에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론에는 동의하지만 한은이 정부의 논리에 힘없이 녹아 들어간것만 같아 아쉽 기만 하다.

진념 재경부장관은 금통위 회의 하루전에 이미 금리 인상이 바람직하 지 않다는 견제성 발언까지 하고 나섰다.

금리 인상이 현 상황에서 꼭 필요한 카드라고 강변하기는 어렵다.

올린다 하더라도 시기를 꼭 지금 택하라는 얘기도 쉽지 않다.

다만 중앙은행이 정부와 똑같은 목소리를 내면서 같은 논리로 해명하려 하 는 것은 유감이다.

<금융부/yoon218@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