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유럽-日 환율전쟁 일촉즉발 (2007.11.12.) | ||||||||||||||||||
`약 달러`로 빚어지는 이해 당사자 간 명암이 확연해지면서 국가 간 또는 블록 간 `환율전쟁` 조짐까지 돌입한 수준이다. 미국과 유럽 그리고 중국이 얽힌 환율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아직은 한발 비켜서 있지만 일본도 사정거리에 있는 데다 캐나다 같은 나라로도 유탄이 날아가면서 파장을 예측하기 힘들다. 각국의 금리정책이 환율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이는 다시 증권시장에 영향을 미치면서 악순환의 고리도 형성되고 있다. 자국 통화 가치만을 지키기 위한 발버둥은 자칫 `환율 국수주의`를 낳아 금융시장의 갑작스런 혼란과 실물경제의 침체라는 최악의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염려한다. ◆ 미국-유럽-중국 얽혀 = 환율 갈등은 가파르게 이어지는 달러 약세 행진에서 비롯됐다. 유로 대비 달러 환율은 1.5달러를 목전에 두면서 사상 최고치까지 갔다.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마침내 미국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5개월째 금리 동결을 결정한 지난 8일(현지시간) "유로 환율이 잔인하다"며 "달러 대비 유로 가치가 이렇게 급등하는 것은 지나치게 과다한 수준으로 결코 환영받을 수 없다"고 직접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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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방문했던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7일 워싱턴DC의 미국 의회 연설에서 "자유무역이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환율이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이 문제에 대해 신중하게 대처하지 않는다면 국가 간 경제전쟁이라는 최악의 국면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미국은 유럽 측의 직격탄에 대해 대응하지 않았다. 헨리 폴슨 미국 재무부 장관은 지난 8일 뉴욕에서 열린 중국 관련 연구기관 연설에서 달러 약세나 유로화 급등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중국 위안화에 대해 절상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딴청을 부렸다. 그는 "중국 환율정책이 불공정 경쟁의 원천이 되고 있다"며 중국 수출 기업 약진과 미국의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폴슨 장관의 중국에 대한 공세는 청쓰웨이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의 `중국 외환보유액 운용 다변화` 발언에 대한 견제구였다. 청쓰웨이 부위원장은 지난 7일 "보다 강력한 통화를 선호하며 이에 따라 외환보유액 조정에 나설 것"이라고 밝혀 달러화 비중을 줄이고 유로화 비중을 확대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의 발언에 달러가치는 더 곤두박질쳤다. 그렇지 않아도 취약한 달러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중국에 대한 견제에서는 유럽도 미국과 한배를 타고 있다. 피터 맨덜슨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유럽이 미국과 협력해 중국에 위안화 절상을 압박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한 바 있다. 미국 기업들은 일본 엔화에 대해서도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자동차 제조 빅3는 아예 엔화의 20~25% 평가 절상을 유도하기 위해 미국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압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환율전쟁은 가시권에서 떨어져 있어 보이던 캐나다도 끌어들였다.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는 미국 달러에 대한 캐나다 달러 가치가 1대1을 넘어서자 "루니(캐나다 달러)의 가치 상승은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속도가 빠르다"고 심각성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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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율전쟁 왜 벌어지나 = 환율은 각국의 수출 경쟁력과 직결된다. 이는 무역수지를 악화시키고 나아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진다. 환율 변수가 경제 성장에 찬물을 끼얹는 결정타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이론적인 배경이다. 우선 당장 수출 경쟁에서 환율은 결정적이다. 통화가 강세를 이어가면 수출 채산성은 떨어진다. 무역수지는 적자로 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미국은 약달러를 내심 방치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도 받고 있다. 8000억달러를 웃도는 경상수지 적자를 줄이는 데 달러 약세는 분명히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최근 달러 약세로 지난 9월 미국 수출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무역적자도 크게 줄었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 9일 발표한 9월 무역 적자는 565억달러로 8월의 568억달러보다 0.6% 줄었다. 2005년 5월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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